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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실적·외국인 … 삼박자가 맞았다

중앙일보 2017.04.27 01:00 경제 1면 지면보기
코스피 2200 돌파 … 사상 최고치까지 21P 남았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2011년 5월 이후 6년 만에 2200 선을 돌파했다. 26일 오후 코스피 지수가 2207.84로 마감된 가운데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임현동 기자]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2011년 5월 이후 6년 만에 2200 선을 돌파했다. 26일 오후 코스피 지수가2207.84로 마감된 가운데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임현동 기자]

코스피가 새 역사를 쓸 것인가. 6년 동안 견고했던 코스피 최고치(2228.96)가 깨질 조짐이다. 26일 코스피는 2207.84로 장을 마쳤다. 고지까지는 21.12포인트 남았다. 개선된 기업 실적과 살아난 경기를 발판 삼았다. 코스피가 ‘박스피(1800~2200에 갇힌 코스피 지수)’를 벗어날지 따져 봤다. 

사상 최고치까지 21.12포인트, 증시 강세 배경은
코스피 상장사 1분기 영업익 사상 최대 47조원 예상
외국인 순매수↑ … 트럼프 노믹스 훈풍 가능성 남아
연내 2350 선까지 예상, 대형주 쏠림현상은 문제

 
비 온 뒤 땅이 굳는 법이다. 조정을 받는 듯했던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엎을 기세다.
 
2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99포인트(0.5%) 오른 2207.84로 마감했다. 사상 최고치(2228.96)를 쓴 2011년 5월 2일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높다. 새 역사를 쓰기까지는 21.12포인트 남았다.
 
코스피가 조만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체 없이 증시를 떠돌았던 ‘4월 위기설’이 걷힌 영향이다. 일단 국제 정세가 코스피에 호의적이다. 프렉시트(Frexit·프랑스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지양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1위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통과했다.
 
내부적으로는 지정학적 우려가 누그러졌다. 북한군 창건 85주년(25일)에 북한의 핵실험이 예상됐지만 무사히 넘어갔다.
 
자료: 한국거래소

자료: 한국거래소

위기감이 일부 해소되자 외국인이 나섰다. 이달 초부터 7일을 내리 팔아치우며 4800억원어치 순매도(매도-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도 ‘밀당’을 끝내고 다시 돌아왔다. 지난 20일부터 5일 연속 사들였다. 이 기간에만 1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살아났다”며 “일시적인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연내 2350 선까지 오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올 초만 해도 외국인이 국내 증시로 몰려드는 이유로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낙수효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달 들어선 달라졌다. 내부 동력이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게 기업 실적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47조1792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보다 10조원가량 늘었다. 그뿐 아니라 사상 최대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분기 성적표가 한 해 실적을 예측하는 가늠자가 되는 만큼 증권가에선 벌써 사상 최대의 연간 실적(120조원 내외)이 전망치로 거론된다.
 
수출 회복세에 더해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 내수도 긍정적이다. 이달 소비자 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낙관적인 전망이 비관론을 눌렀다는 뜻이다. 여기에 다음달 9일 대통령이 결정되면 백화점식 경기 부양책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진보 성향의 정부가 들어서 주주권리 강화 공약을 이행하면 증시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며 “그럴 경우 코스피가 3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자료: 에프앤가이드

자료: 에프앤가이드

 
기세가 꺾이긴 했지만 미국발(發) 훈풍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혁안과 인프라 투자 계획이 남았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트럼프 정책 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이라며 “하반기를 대비하기 위해 소재·산업재 같은 경기민감주를 담거나 정보기술(IT)·금융이 조정을 받았을 때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올해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 돌파의 원년이 되더라도 관건은 얼마나 더 오를지다. 상승 동력은 하반기로 갈수록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직 통화 완화 정책을 펴는 국가가 적지 않은데 하반기엔 차츰 돈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는 경제가 좋아지면서 통화 완화가 함께 이뤄지는 희귀한 경우”라며 “이런 상태라면 한국은행도 10월께 기준금리 인상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최고가를 갈아치운다 해도 국내 증시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는 남았다. 코스피 시장 내 양극화다. 시가총액의 21%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이날 214만원으로 거래를 마쳐 이틀째 신고가를 새로 썼다. 메기가 헤엄치는 연못에서 작은 물고기는 맥을 못 출 수 있다.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종목에 투자하지 않은 주식·펀드 소비자는 수익률 측면에서 괴리를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양극화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간에도 존재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 시장에선 시총 2위인 카카오가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하는 등 주도주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적극적으로 투자할 유인이 없기 때문에 양극화를 해소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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