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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ㆍ청년 초점 맞춘 임대주택 공급… 베일 벗은 ‘문재인號 주택정책’

중앙일보 2017.04.24 17:43
‘부동산 부양보다 주거복지 안정’.
 

문 후보 "매년 임대주택 17만호 공급하겠다"
신혼부부 30% 할당, 청년 임대주택 확충
"주거복지 수혜 특정 계층 몰리면 형평성 논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주택 공약을 요약하는 말이다. 문 후보는 24일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만이 주거 문제 해법은 아니다. 세대ㆍ소득별 맞춤형 주거정책으로 국민의 집 걱정,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을 덜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주거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다.
 
그는 이날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기관이 직접 공급ㆍ관리하는 장기 임대주택 13만 가구, 민간 소유지만 공공기관이 토지 장기임대나 주택도시기금, 구조변경(리모델링)비를 지원해 임대료 인상을 억제하고 임대기간을 장기화한 공공지원 임대주택 4만 가구 등 매년 공적 임대주택 17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문 후보 측 정책특보인 김수현 서울연구원장은 “국토교통부가 올해 발표한 공공 임대주택 목표치가 12만5000가구다. 저희 기준에서 볼 때 공공지원 임대주택을 제외하면 11만 가구다. (문 후보 공약인) 13만 가구를 여기 대입하면 매년 2만호 정도 늘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 낡은 주택을 정비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임대주택을 확보하겠다. 재원 대책은 아주 세세하게 검토했고 공약집을 발표할 때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특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ㆍ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 등을 거치며 부동산정책 수립에 관여했다.
 
하지만 “2만 가구 정도는 쉽게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은 “2만 가구 늘리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과 맞부닥친다. 최근 국토연구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저소득 임차가구 대비 공공임대주택 거주 비율은 49%로 나타났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이 밀집한 경기(30만9037가구)ㆍ서울(23만5451가구)은 40%에 못 미쳤다. 수도권에서만 60% 이상이 공공 임대주택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허재완 중앙대 도시계획ㆍ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순히 임대주택 숫자를 늘리기보다 필요한 사람이 임차해 주거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입지와 임대료를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임대주택을 늘려 혜택을 주려고 하는 계층은 신혼부부다. 그는 “신혼부부에게 매년 신규 공급 공공 임대주택의 30%(4만 가구)를 우선 공급하겠다.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에게는 우대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공공임대ㆍ융자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신혼부부는 결혼 후 2년간 월 10만원을 ‘신혼부부 주거안정 지원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특보는 “재정지원 혜택은 소득 2~3분위 대상이다. 1000억원 미만 규모로 재정 예산에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임대주택 숫자를 충분히 늘리지 않는 상황에서 ‘신혼부부 30% 할당’이란 목표에 맞추려다보면 결국 다른 계층 분양 비율을 줄여야 한다. 김덕례 주택사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주거복지 수혜가 특정 계층에 몰리면 형평성 논란 등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 후보는 또 “교통이 편리한 대도시 역세권에 시세보다 낮은 청년 임대주택을 임기 내 20만실 확보하겠다. 대학 소유 부지와 인근지역을 개발해 대학 기숙사 입주 인원도 현재보다 5만 명 늘리겠다”고 말했다. 청년 임대주택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에 대해선 “서울시가 시행하고 있는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을 전국적으로 발전시킨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입자간 표준 임대료 고시, 전ㆍ월세 인상률을 일정 한도 아래로 묶는 ‘전ㆍ월세 상한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1회에 한해 전ㆍ월세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계약갱신청구권제’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 임대주택 숫자 늘리기에 급급해선 안 된다.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신탁) 같이 다양한 부동산 금융 기법을 동원하지 않으면 재원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지자체ㆍ건설업체에 인센티브를 줘 참여를 유도하고, 공공 임대주택 공급량은 장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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