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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서 드러난 '의료계 비선실세' 이임순의 활동

중앙일보 2017.04.24 17:07
최순실씨 가족의 주치의로 알려진 이임순(64·여) 순천향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최씨를 통해 서창석(56) 서울대병원장을 청와대 주치의로 추천하는 등 ‘의료계 비선실세’ 역할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이 교수의 위증 사건 1차 공판에서다.
 
이 교수는 지난해 말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와이제이콥스 메디컬의 김영재(57) 원장의 부인 박채윤(48·구속)씨를 서 원장에게 소개해줬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답변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3일 재판에서 위증을 인정했다.  
이임순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앞은 전 대통령 주치의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중앙포토]

이임순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수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 출석해답변하고 있다. 앞은 전 대통령 주치의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중앙포토]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 원장의 진술조서 등을 통해 이 교수와 최씨의 특수 관계, 서 원장의 청와대 주치의 선정 과정, ‘비선 의료’ 의혹을 받는 김영재 원장에 대한 청와대의 특혜 지원 과정 등을 공개했다.
 
특검이 공개한 최씨 가사도우미와 운전기사 등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해 5월 최씨 딸 정유라씨의 아들 돌잔치 때 초대된 외부인 세 명 중 한 명이었다. 최씨는 물론 정씨 아들도 진료하며 예방접종 계획도 직접 관리했다. 이같은 특수 관계를 바탕으로 이 교수는 서 원장을 청와대 주치의로 추천했다. 
 
서 원장은 특검팀 조사에서 “갑자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부터 ‘대통령 주치의 면접을 본다’는 연락을 받고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첫 대면했다”며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말씀 많이 들었다’고 해 의아했다”고 진술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첫 순방에 동행한 뒤 귀국했을 때 이 교수로부터 전화를 받고 '대통령이 서 원장에 대한 인상이 좋아 만족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이에 서 원장은 “선생님께서 저를 추천하셨군요”라고 물었지만 이 교수는 답변 없이 “잘 모시세요”라는 말을 했다. 서 원장은 "실제 주치의는 이임순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서 원장의 진술조서에 따르면 이 교수는 “대통령이 성형실에 관심이 많은데 소개를 해주겠다”며 서 원장에게 김 원장을 연결해줬다.  
 
특검팀이 공개한 전 대통령 주치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 교수의 진술 조서에는 “이 교수가 2014년 아시아태평양 학회에서 무슨 말을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모셔올까요’라는 언급을 했던 것 같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교수가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7) 삼남개발 회장과도 친분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팀이 확보한 이 교수의 수첩에는 2002년 8월 영월지청장으로 부임한 우 전 수석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특검팀은 이 교수가 1년 동안 김장자 회장과 167회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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