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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VS 북한, 한반도 위기고조와 북한의 인질외교 시도

중앙일보 2017.04.24 16:26
 25일 인민군 창건 85주년을 즈음한 북한의 6차 핵실험 실시 등 전략적 도발을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고강도 대북 압박에 나서고 있다. 북한은 이같은 미중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북, 평양서 강의하고 대북지원 해오던 한국계 미국인 체포
항공기 탑승 직전 공항서 북한 당국에
핵실험 직전 한국계 미국인 억류, 실형 선고했던 사례 되풀이
향후 대미 협상 염두에 둔 인질외교 일환일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연쇄 전화통화를 했다. 시 주석과의 통화는 지난 13일 이후 11일만으로, 두 정상간 잦은 통화는 매우 이례적이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시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유관 각국이 자기가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같은 방향을 향해 가야 한반도 핵문제와 비핵화 실현을 단시간내에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을 막기 위해 중국과 미국이 공동 보조를 맞춰 각자 할 일을 하자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미중 정상은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저지하는 것을 1차 목표,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 후 대화 복귀를 2차 목표로 전례 없는 수준의 고강도 대북 압박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미 항모전단 칼빈슨함은 26~27일쯤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2일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 경우 ^미국의 외과수술식(surgical) 핵시설 타격시 중국의 군사적 불개입 ^대북 원유공급 축소 등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는 카드를 내밀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예측불가능성으로 인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든 기류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미국의 외과수술식 타격은 북한의 반격으로 인한 확전 가능성 때문에 현재로선 대북 압박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동북아연구실 실장은 "미국의 외과수술식 타격을 용인하겠다는 중국의 입장 표명은 북한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ㆍ중이 고강도 압박을 하는 상황에서 일단 북한은 강하게 맞서고 있다. 북한은 연일 관영 매체를 동원해 한반도 해역으로 이동중인 칼빈슨함에 대한 공격 위협을 하고 있다. 24일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세계는 경거망동하는 미국의 거만한 항공모함들이 거대한 파철더미가 돼 어떻게 수장되는지를 명백히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한국계 미국인을 지난 22일 체포해 또한번 대미 ‘인질외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평양에 머물던 토니 김(한국명 김상덕)씨가 항공기 탑승 직전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체포 원인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김씨 억류가 주목되는 이유는 북한이 핵실험 이전에 미국인을 억류하고 이후 석방협상을 통해 북미간 대화의 물꼬를 트려고 시도한 전례가 여러차례 있어서다. 북한은 지난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앞둔 3월 북중 접경지대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던 미국 커런트 TV 소속 로라 링과 유나 리 기자를 체포했다. 미국은 여기자들의 석방을 위해 북한과 협상에 나섰고, 결국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같은해 8월 방북해 이들과 함께 귀환했다.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방북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기자 로라 링(초록색 상의) 과 유나 리(분홍색 상의)씨에 대한 석방협상을 벌였다. 사진은 석방된 미국인 기자 2명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전세기 트랩에 오르는 모습. [ 평양 로이터 뉴시스 ]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방북해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기자 로라 링(초록색 상의) 과 유나 리(분홍색 상의)씨에 대한 석방협상을 벌였다. 사진은 석방된 미국인 기자 2명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전세기 트랩에 오르는 모습. [ 평양 로이터 뉴시스 ]

 
또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앞두고는 중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던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가 2012년 11월 함경북도 나선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됐고 북미간 밀고당기기 협상 끝에 2014년 11월에야 석방됐다. 2016년 1월 기습적인 4차 핵실험 전인 2015년 10월에도 방북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를 간첩협의로 체포했고 북한과 미국은 현재까지도 김목사의 석방을 놓고 협상을 진행중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은 “북한은 핵실험 이전에 외국인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철저히 하고 반공화국 행위에 대해선 철저히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며 “현재 전쟁수준의 말폭탄이 오가는 상황에서 핵실험 이후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인질외교의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차세현ㆍ정용수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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