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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에 쏟아진 항의전화...4년전엔 법 개정안도 국회에 냈었는데

중앙일보 2017.04.24 16:07
“사회자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항의전화가 쇄도했다.”
 중앙선관위 선거방송토론위원회 관계자는 23일 열린 선관위 주관 첫 TV토론에 대한 반응을 이렇게 요약했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면서다.
 
선관위는 첫 공식 토론 방식을 외교안보ㆍ정치 분야에서 각 후보가 18분씩 자유롭게 상호 토론하는 방식으로 정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 해법을 묻는 공통 질문에 이어 토론은 곧바로 각종 의혹 공방으로 흘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주제와 무관하게 “왜 나를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라고 하느냐”고 물었고 문 후보는 “왜 자꾸 떠도는 얘기를 나에게 물어보느냐”고 맞받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문 후보에게 “주미 대사관 문서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 후보가 일심회 간첩단 사건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박지원 당 대표가 ‘안 후보가 당선되면 나는 평양 대사를 할 것’이라고 했다"고 따져 물었다. 후보들 모두 상대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며 외교안보에 대한 공약 검증은 사실상 실종됐다.
 
28일 열리는 선관위 주최 2차 TV 토론은 경제 분야 정책 토론이다. 사전 공지된 방식은 1차 때와는 차이가 있다. 
한 후보가 3분간 공약을 발표하고 나머지 4명의 후보들과 각각 4분씩 시간이 주어진다. 1대1 토론을 벌이되, 발표한 후보와 질의하는 후보는 2분씩 쓸 수 있다. 네거티브 토론은 피할 수 있지만 정책 검증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방송토론위 관계자는 “후보자가 5명이고 시간에 제한이 있다보니 고육지책으로 정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2일 3차 사회·교육·복지 분야 TV토론은 다시 1차와 동일한 방식으로 열린다. 선관위측은 “여론을 수렴해 사회자 개입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이미 공표된 토론 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고 했다.   
 
선관위는 2013년 6월 방송토론 관련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당시 개정안에는 ‘1차 토론회는 현행 선거법이 정한 5인 이상 정당 추천 후보자로, 2차 토론회는 1차 토론 이후 선거토론위원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지지율 10% 이상인 후보, 3차 토론회는 2차 토론회 후 다시 여론조사 실시해 1,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개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선관위는 당시 법 개정 제안 이유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를 중심으로 토론회가 개최되도록 유도해 정책ㆍ공약에 대한 검증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당시 국회에서 이같은 선거법 관련 개정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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