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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별 생각 없이 썼던 AI 스피커가 알파고 친구라고?

중앙일보 2017.04.24 13:02
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똑똑한 스피커'에 대한 광고가 많이 나오죠. 평범한 스피커 모습을 하고 있는 이 녀석들은 목소리로 명령만 내리면 오늘 일정과 날씨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배달음식 주문과 인터넷 검색까지 해줍니다. 녀석의 몸 안에 '인공지능' 기술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요즘 우리 생활을 즐겁고 편리하게 해주는 인공지능 제품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무엇인지, 현재 어떤 제품들이 소개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글=이연경 프리랜서 기자 lee.yeongy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동행 취재=박준서(서울 서원초 5)·정윤재(서울 서원초 5), 양승한(서울 서원초 5) 독자 
참고 자료=『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인공지능』(KT 경제경영 연구소)
 
논란이 된 미국 버거킹 광고의 한 장면. (사진 출처=광고 캡쳐)

논란이 된 미국 버거킹 광고의 한 장면. (사진 출처=광고 캡쳐)

얼마 전, 미국에서 방영한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의 광고가 재밌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광고 속에 한 직원이 등장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허용된 광고 시간 15초로는 '와퍼 버거'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설명하기에 부족해요.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죠." 그리곤 카메라 앞으로 얼굴을 더 내밀고 이렇게 외쳐요. "오케이 구글, 와퍼 버거는 무엇인가("OK Google, what is the Whopper burger?)"
 
놀라운 점은 이 광고가 나오자,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스피커인 '구글 홈'이 깨어나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있는 와퍼 버거에 대한 소개를 읽어줬단 겁니다. 미국 내에 구글 홈을 사용하는 가정이 한 두집이 아닐 테니 수많은 구글 홈이 동시에 와퍼에 대한 정보를 읽은 거죠. 상상만 해도 웃기죠? 이를 두고 '우연의 일치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버거킹의 영악한 상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어요. 실제로 이 광고 이후 검색 사이트에서 와퍼 버거에 대해 검색한 사람이 눈에 띠게 늘었거든요.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 글 홈’. 구글은 ‘앞으로는 TV 에서 나오는 엉뚱한 목소리에 반응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 라 밝혔다. 사용 횟수가 늘어 날수록 스피커에 사용자의 목 소리와 이외의 소리를 더 정 확하게 구분해내는 ‘음성 구 분’ 기능이 생기기 때문이다.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 글 홈’. 구글은 ‘앞으로는 TV 에서 나오는 엉뚱한 목소리에 반응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 라 밝혔다. 사용 횟수가 늘어 날수록 스피커에 사용자의 목 소리와 이외의 소리를 더 정 확하게 구분해내는 ‘음성 구 분’ 기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논란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뭘까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생활 속에서 활용하고 있단 점일 겁니다. 인공지능 로봇이 주인공인 영화 'A.I', '바이센테니얼 맨' 등에 등장하는 것처럼 인간과 교감하고 사랑까지 느끼는, 우리가 상상하던 인공지능 로봇의 모습은 아니어도 와퍼 버거란 뭔지, 오늘 중요한 뉴스는 무엇인지 등 우리 곁에서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검색해 알려주고 있죠.
CES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LG전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가정용 허브로봇 등 스마트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LG전자)

CES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LG전자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가정용 허브로봇 등 스마트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출처=LG전자)

실제로 올 1월 열린 세계최대 규모의 가전제품 박람회 ‘CES 2017’의 화두는 ‘인공지능’이었습니다. 아마존의 ‘알렉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구글의 ‘구글 어스시턴트’ 등 IT 회사들이 만든 인공지능 음성 기술들을 사용한 가전제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됐죠. LG전자는 알렉사를 도입한 '스마트 인스타뷰 냉장고'를 선보였습니다. 냉장고에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뉴스검색·온라인 쇼핑 등을 할 수 있대요. 독일 자동차 회사 포드는 알렉사로 '플러그인 전기차'를 만들었는데요. 문 닫고 잠그기, 엔진 켜고 끄기 등 집 안에서 집 밖에 있는 자동차의 상태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구글 홈과 같은 '인공지능 스피커'들도 잔뜩 소개됐습니다. 아마존의 '에코', 레노버의 '스마트 어시스턴트 ', LG전자의 '허브로봇', 바이두의 '리틀피쉬' 등이 그 예죠.
 
인공지능 제품 개발의 세 가지 요소 
이렇게 인공지능 기술이 빠른 속도로 확산된 배경에는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세 가지 기술의 발전이 있습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빠른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진 컴퓨터' 그리고 '데이터'죠.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빠른 정보 처리 능력의 컴퓨터', '방대한 데이터'의 개발이 필수다. (사진 출처=소년중앙)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빠른 정보 처리 능력의 컴퓨터', '방대한 데이터'의 개발이 필수다. (사진 출처=소년중앙)

머신러닝 알고리즘이란 뭘까요. 알고리즘이란 기계를 동작시키는데 필요한 명령들을 순서대로 나타낸 것이죠. 알고리즘을 따라 컴퓨터는 자기 몸을 움직입니다. 머신러닝이란 우리말로 기계 학습이니까 이 알고리즘이 적용된 컴퓨터는 여러 정보를 학습할 수있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죠.
 
2000년대 들어 이런 머신러닝 알고리즘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합니다. 또 구글·IBM 등 IT 기업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머신러닝 알고리즘 그리고 '텐서플로(TensorFlow)', '카페(Caffe)', '씨아노(Theano)' 같은 인공지능 개발 소프트웨어들을 무료로 공개하면서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게 됐죠.
인공지능 또 다른 기술 핵심은 컴퓨터에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끊임없이 학습시키는 데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빵빵한 성능의 컴퓨터만이 인공지능 기능을 소화할 수 있죠. 
구글과 패션 온라인 업체 '자란도'가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맞춤 서비스. 고객이 몇 가지 질문에 답한 뒤 대강의 그림을 그리면 3D로 옷이 디자인된다. 기존 구매 시스템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취향과 흡사한 의상을 제시하는 원리다.  [사진제공=구글]

구글과 패션 온라인 업체 '자란도'가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맞춤 서비스. 고객이 몇 가지 질문에 답한 뒤 대강의 그림을 그리면 3D로 옷이 디자인된다. 기존 구매 시스템에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취향과 흡사한 의상을 제시하는 원리다. [사진제공=구글]

지금껏 컴퓨터의 성능은 매우 빠른 속도로 향상돼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 얀 레쿤 뉴욕대 교수와 함께 인공지능 분야 3대 석학으로 불리는 앤드류 응 스탠퍼드대 교수가 컴퓨터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 Graphic Processing Unit)를 활용해 컴퓨터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기도 했죠. GPU는 여러분이 사용하는 컴퓨터 하드웨어 안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이 같은 기술 발전이 의미하는 것은 뭘까요? 지금은 인공지능 제품 개발에 꼭 필요한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우수한 성능의 컴퓨터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라는 겁니다.
 
인공지능 로봇 개발의 세 번째 요소는 데이터인데요.데이터란 숫자·글자·그림·사진·목소리 등 일상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내용을 기계가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번역해 표현한 정보를 말합니다. 인공지능은 이러한 데이터를 계속해서 학습해 나가죠. 또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공지능의 기능이 달라집니다. 알파고가 컴퓨터 데이터로 표현된 바둑 기보를 학습해 바둑 두는 인공지능 로봇이 된 것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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