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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한빛' 나와선 안 돼"…유가족·시민단체, CJ E&M 앞에서 기자회견

중앙일보 2017.04.24 11:56
"저는 한빛 엄마로서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합니다. 한빛이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했고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청년이었습니다."
 
24일 오전 서울 상암동 CJ E&M 사옥 앞에서 고인의 어머니는 눈물로 호소했다. 지난해 10월 열악한 노동 환경을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28세 청년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였다. 김씨는 "가슴 한 가운데 뜨거운 불덩이를 얹은 채 살아온 지난 6개월은 인간의 삶이 아니었다"며 "이대로 주저앉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희망을 갖고 사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PD의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CJ E&M 측에 ^진심 어린 사과 ^사건 책임자 징계 ^제작시스템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일하는 사람들도 행복한 드라마를 보고 싶습니다''부디 사람을 잊지 않고 사람을 잃지 않는 방송 만드시길 바랍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앞서 CJ E&M 측은 18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이한빛님에 대해 큰 슬픔을 표한다"며 "당사 임직원들은 경찰과 공적인 관련 기관 등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 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책위는 "사측은 이한빛 PD의 죽음에 애도를 표한다는 형식적인 입장을 보도자료로 배포했을 뿐 대책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CJ E&M의 공식 사과와 책임 인정,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방송업계에 만연한 '노동 착취' 등 가혹행위를 고발하는 제보 창구도 열어두고 있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현재 1만 건에 가까운 서명과 100건 넘는 ‘노동 착취’ 제보들이 온라인을 통해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PD의 유가족들은 27일 오후 7시 서울 신촌에서 시민들과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간담회의 주제는 '우리는 카메라 뒤의 죽음을 기억합니다'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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