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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몰라도 5분이면 게임 뚝딱" 직접 게임 만드는 청년들 만나보니

중앙일보 2017.04.24 10:00
7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은 '제2회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7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은 '제2회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

“그럼 다음 스테이지로는 어떻게 넘어가는 거예요?”
“이 아이템들을 다 모으면 넘어갈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인디 게임 개발자들로 북적
제2회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내가 원하는 게임 기존 시장엔 없어"
취미 삼아 만든 게임이 30만 다운로드

게임샐러드 등 프로그램 도움 받으면
코딩 몰라도 5분 만에 게임 제작 가능



22일 서울 종로구의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린 ‘제2회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캐릭터 육성 게임인 ‘마녀의 샘’을 개발한 장수영(30) 키위웍스 대표가 한 방문객에게 게임을 설명하고 있었다. 대회가 열린 약 500㎡(150평) 규모의 강당은 20개의 게임 개발팀이 내놓은 게임을 살펴보러 온 700여 명의 방문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제2회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는 총 450여 개의 출품작이 참여했다

'제2회 구글플레이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는 총 450여 개의 출품작이 참여했다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가 만든 게임을 뜻하는 ‘인디 게임’ 시장이 무섭게 크고 있다. “내가 직접 만든 게임을 많은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싶다”는 아마추어 개발자와 “새로운 종류의 게임을 해보고 싶다”며 인디 게임을 찾는 게임 애호가들이 동시에 늘고 있어서다. 코딩(Coding·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잘 몰라도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인디 게임의 성장세는 이날 행사의 참가자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열린 1회 대회에는 250여 개 출품작만이 참가 신청서를 냈다. 올해는 두 배에 가까운 400여 개 출품작이 신청서를 냈다. 이런 추세는 국내 게임 산업 종사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6 게임 백서’에 따르면 2014년만 해도 3만9000명이던 게임 산업 종사자는 2015년 3만5000명으로 9.6% 줄었다. 같은 기간 게임 시장이 7.5% 성장했지만 인력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막강한 자본의 중국 업체가 국내 상륙하면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게임 업계의 열악한 환경 탓에 인력이 줄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부스를 방문해 직접 인디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문객들

부스를 방문해 직접 인디 게임을 플레이하는 방문객들

이날 행사에서 만난 게임 개발자들은 직접 게임을 만드는 이유를 묻자 "기존 게임만으론 만족할 수 없어서"라고 입을 모았다. 김봉석(30) 네오믹 소프트 그래픽 디자이너는 “요즘 게임은 자동 시스템 때문에 너무 쉬워져 지루하다”라며 “자동 시스템을 없애고 본질을 살린 게임을 구상했다”라고 말했다. 장수영 키위웍스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코딩을 취미로 했다. 장 대표는 “게임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 부모의 반대가 많았다”라며 “게임 산업에 미래가 없다며 염려를 많이 하셨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방식의 게임이 시장에 없어 답답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방식의 게임을 만들었다. 해외서 3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기존 자동 시스템이 답답해 자동 시스템을 없앤 게임을 구상했다는 김봉석(30) 네오믹 소프트 그래픽 디자이너 

기존 자동 시스템이 답답해 자동 시스템을 없앤 게임을 구상했다는 김봉석(30) 네오믹 소프트 그래픽 디자이너

한 게임 개발자는 “기성 게임과 인디 게임의 차이는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의 차이와 비슷하다”며 “상업용 게임을 하다 보면 일정하게 정해진 패턴 때문에 답답하다. 자유로운 개성을 뽐내고 싶어 게임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게임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이유 중 하나는 게임 개발 프로그램의 진화다. 복잡한 개발 절차를 몰라도 손쉽게 자신만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갖춘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많다. ‘게임 샐러드’라는 게임 제작 프로그램은 게임 제작의 기초인 코딩을 알 필요도 없다. 드래그 앤 드롭(Drag&Drop) 방식 덕분이다. 마우스로 원하는 사진·음악을 눌러 화면으로 옮기면 바로 삽입되는 식이다. 이동(Move)나 점프(Jump) 같은 버튼을 누르면 게임 캐릭터가 움직이거나 뜀뛰기를 한다. 실제로 ‘게임 샐러드’를 이용해 5분 만에 비행기 슈팅 게임을 만드는 영상이 유튜브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김병관 국회의원(오른쪽) [사진 구글플레이]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김병관 국회의원(오른쪽) [사진 구글플레이]

이렇게 인디 게임이 느는 것은 게임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거란 전망이다. 이날 페스티벌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김병관 국회의원은 “게임 산업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미래 산업이자 4차 산업혁명의 성장 원동력”이라며 “이 같은 행사가 많아져 국내 게임 산업, 나아가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안별 기자 ahn.by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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