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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3차 TV토론] 심상정 ‘문 도우미’ 변신 … 문 저격하는 유승민 집중공격

중앙일보 2017.04.24 02:24 종합 6면 지면보기
‘작전을 바꿔라. 주적을 분명히 하라.’
 

대선후보들, 달라진 토론전략
심, 안보 주제서 15분간 유와 공방
문·안 모두 유 공격에 “실망스럽다”
문·안, 서로 14분간 치고받자
홍 “초등학생 싸움” 싸잡아 공격

23일 세 번째 대선후보 TV토론을 관통하는 전략이었다. 이날 토론은 ‘외교안보 및 대북정책’과 ‘권력기관 및 정치 개혁 방안’의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검찰 개혁과 관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문제 등을 놓고 주제에 맞는 공방을 벌였을 뿐 이달 초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등 급박하게 변하고 있는 외교안보 환경을 두고는 제대로 된 토론이 없었다.
 
토론은 5명의 후보가 원하는 상대를 골라 무차별적으로 질문-답변을 하되 주제당 9분씩 모두 18분(공통 질문에 대한 답변 2분 포함)으로 정해진 시간을 넘기면 안 되는 제한을 받았다.
 
상대의 질문을 받아 서로 토론한 시간을 후보별로 측정해 봤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13번 질문을 받아 총 31분간 다른 후보와 토론을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8번 질문을 받아 17분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6번의 질문에 14분간 다른 후보들과 상호토론을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5번 질문을 받아 18분간 토론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경우 상대방의 지명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 지난 19일 두 번째 토론 때는 문 후보 45분, 안 후보 30분, 홍 후보 9분, 유 후보 5분, 심 후보 0분이었다. 이번에는 문 후보에 대한 집중도가 완화됐다. 심 후보가 이전 토론에 비해 문·안 후보에 대한 공략 시간을 줄이고 유 후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이유가 컸다.
 
◆2차보다 늘어난 문·안 직접 토론 대결=지난 두 번의 토론에 비해 문·안 두 사람의 논쟁 시간은 늘어났다. 지난 토론회 때는 서로 맞붙는 시간이 별로 없어 “1, 2위 간 직접 대결이 별로 없는 게 문제”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엔 두 사람이 14분 동안 서로 치고받았다. 감정대립 양상을 보였다. 안 후보가 부인 김미경 교수의 서울대 임용 문제와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논란을 동시에 언급하면서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에게 “왜 자꾸 저를 걸고 가느냐. (부인 임용 의혹이 사실이) 아니면 아니라고 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후보는 2012년 대선후보 단일화 당시를 거론하며 “내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냐”고도 물었고 문 후보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왜 자꾸 떠도는 얘기를 나에게 물어보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두 후보의 대화가 신경전으로 이어지자 홍준표 후보가 “안·문 후보가 토론하는 것을 보니까 이게 초등학생 감정싸움인지, 대통령 후보 토론인지 알 길이 없다”며 두 번이나 두 후보를 비판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와 안 후보 모두에게 “실망스럽다”는 말을 들었다. 안 후보에게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평양대사 발언’을 문제 삼다가 역공을 받았다.
 
◆심상정, ‘문재인 공격수’에서 ‘문재인 도우미’로=지난 19일 토론 뒤 문 후보 지지층으로부터 ‘문자 폭탄’ 등 항의에 시달렸던 심 후보는 이날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토론에선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자신이 쓸 수 있는 시간을 집중적으로 썼지만 이번엔 오히려 ‘문재인 저격수’로 불리는 유승민 후보에게 공격을 집중했다. 심 후보는 문 후보와 유 후보가 송민순 회고록 논란을 벌이자 끼어들어 유 후보와 15분간 공방을 벌였다. 그런 까닭에 유 후보는 토론 후 첫 주제가 끝나자 쓸 수 있는 시간이 3분31초밖에 남지 않았다. 이후 사실상 입을 열 기회가 없었다. 심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서도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면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하느냐”고 껄끄러운 질문을 계속 던졌다. 두 번째 주제에선 문 후보에게도 질문을 했지만 상대적으로 덜 예민한 선거제도 개혁에 관해 대화를 하는 데 4분 넘게 시간을 썼다.
 
문 후보는 지난 토론에선 답변을 하다가 제대로 된 질문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작전’을 바꿨다. 유 후보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 과정을 문제 삼자 “합리적·개혁적 보수로 느껴왔는데 구태의연한 색깔론을 펴서 실망스럽다”며 질문 공세를 중단시켰다. 유 후보가 재차 중간에 끼어들려고 하자 문 후보는 “끊지 마세요, 끊지 마세요”라고 두 번이나 단호하게 말했다. 
 
강태화·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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