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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대파·언론 설득 대신 대결 … 지지율 41% 역대 최저

중앙일보 2017.04.24 02:23 종합 8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다음주 토요일(29일) 밤에 대규모 집회를 연다.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째인 29일 밤 예정됐던 백악관 출입기자단 정례 만찬에 불참하고 대신 지지층과의 집회를 갖기로 했다. 하루 전인 21일엔 “첫 100일간 아무리 많은 것을 성취해도, 실제 많이 했지만, 언론은 뭉갤 것!”이라고 비난했다.
 

제동 걸린 마이웨이 리더십
오바마케어 등 바꾸려다 역풍 만나
“아무리 많이 성취해도 언론은 뭉개”
기자단 만찬 불참, 지지 집회 가기로

그는 지난달 30일엔 친정인 공화당 의원들을 향해 선전포고를 했다. 트위터에 “우리는 2018년에 프리덤 코커스(공화당 내 하원 강경파 의원 모임)와 민주당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올렸다. 여당 의원들까지 적으로 돌렸다. 자신에게 반대하면 2018년 중간선거 때 좋을 일이 없다는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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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는 주류 언론과의 전쟁과 여당 내 반대파와의 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 워싱턴의 기득권 구조를 바꾸겠다며 아웃사이더를 내걸고 표를 끌어모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서도 대결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가며 벌어지는 현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 비난은 선을 넘었다. 지난 2월엔 “언론은 미 국민의 적”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LA타임스는 “과거 대통령들이 언론에 불만을 품어 왔지만, 누구도 트럼프처럼 공개 조롱하는 데까진 가지 않았다”고 썼다.
 
자신이 야심 차게 추진했던 1호 법안인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에 반대해 하원 표결을 무산시킨 여당 내 프리덤 코커스와도 틀어질 대로 틀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오바마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지지층을 결집하는 방식으로 국정을 끌고 가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대선 기간, 자신의 뉴욕 빌딩을 도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오바마로부터 ‘엉망인 상태’를 물려받았다고 주장한다. “나의 첫 90일은 지난 8년간 외교 정책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는 지난 17일의 트위터가 대표적이다.
 
트럼프의 대결 리더십은 대선 기간 당 안팎의 경쟁자들과 공방을 벌이며 “나는 카운터펀처(counter puncher)”라고 수차례 밝히면서 예고됐다. 얻어맞으면 반드시 되갚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집권 후 1호 법안을 놓고 카운터펀처식 역공에 나섰다가 궁지에 몰렸다. 그는 지난달 24일 공화당에 “트럼프케어가 싫으면 오바마케어를 존치한다”는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반대파 의원들이 “독재”라고 반발, 하원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는 정치적 소통의 기술을 아직 익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번주에 트럼프케어의 재표결을 시도한다. 성공하면 상처받은 리더십을 만회하지만 실패하면 ‘초짜 대통령’의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이 같은 마이웨이 리더십 속, 여론의 평가는 나쁘다. 허니문 없는 100일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지난 17일 여론조사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가 의회와 효과적으로 일할 것으로 보는 응답은 46%에 불과했다. 대선 한 달 후인 지난해 12월 응답 60%에서 추락했다. 같은 날 갤럽은 ‘공약을 지킬 것’이라고 본 응답자가 2월 초 62%에서 45%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20일 갤럽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후 첫 석 달 평균 지지율은 41%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역대 미 대통령 중 최저다. 빌 클린턴 55%, 조지 W 부시 58%, 버락 오바마 63%였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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