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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한국인 유방암·난소암 유발 새 유전자 변이 규명

중앙일보 2017.04.24 00:02 부동산 및 광고특집 6면 지면보기
병원리포트 연세암병원·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팀
 
한국인에게 유방암·난소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가 규명됐다. 한국인의 암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새 인자가 발견된 셈이다. 따라서 향후 유전자 검사를 통한 유방암·난소암 발병 가능성 예측이 더욱 정확해질 전망이다.
 
연세암병원 암예방센터 박지수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승태 교수 연구팀은 BRCA1 유전자에서 나타나는 ‘Leu1780Pro변이’(이하 L1780P변이)를 보유한 한국인의 경우 유방암·난소암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BRCA1 유전자는 앤젤리나 졸리가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유방암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수술을 받으면서 유명해졌다. 일반적으로 BRCA1·2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경우 유방암 발생률은 10배, 난소암 발병률은 40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에 어떤 변이가 있느냐에 따라, 또 인종에 따라 암 발병률이 달라진다. 따라서 이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의학계의 관심사였다.
 
연구팀은 2008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연세암병원에서 유전성일 가능성이 큰 유방암 혹은 난소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745명과 당시 어떤 암도 진단받은 적이 없는 1314명의 유전자를 미국 의료유전학-유전체학회(ACMG)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리고 L1780P변이를 보유한 환자군의 데이터베이스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유방암·난소암을 진단받은 한국인 환자 중 1.5%가 L1780P변이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수치는 낮아 보이지만 일반인의 41.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구팀은 특히 L1780P변이를 보유한 한국인은 만 40세까지 유방암을 진단받을 가능성이 73.6%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BRCA 유전자에 변이가 없는 사람은 이 수치가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높은 수치라는 것을 의미한다.
 
L1780P변이는 한국인에게서만 흔히 발견되는 돌연변이다. 지금까지는 변이와 유방암·난소암 발병 가능성 간의 관계가 주로 외국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돼 L1780P변이의 의미가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근거로 이 분야에 권위 있는 미국 미리아드(MYRIAD)사는 L1780P변이를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에 새로 포함시켰다. 박지수 교수는 “한국인의 유방암·난소암 발병 위험성과 관련된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해 한국인의 BRCA 유전자 검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암 발견과 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연구와 치료(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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