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백서 “북한군과 정권은 우리의 적”
‘북한=주적’ 질문에 문 후보 즉답 피해
대선후보들 북한의 양면성 국민 설득해야
더구나 북한 김정은 정권의 광적인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는 이제 한반도를 넘어 국제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은 머지않아 핵미사일로 무장하고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까지 위협할 태세다. 한반도가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상태라는 말도 나온다.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8일 평양에서 한 외신 인터뷰에서 “핵 선제공격” “전면전” “더 많은 미사일 시험” 등 위협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도 문 후보가 주적 개념에 모호한 답변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이날 토론에서 “필요할 때 (남북) 정상회담도 필요할 것”이라는 말이 뒷받침한다. 북한 정권이 우리의 직접적인 위협이지만 협상 대상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북한은 우리의 적대 세력이기도 하지만 대화의 대상이기도 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정부 부처 가운데 국방부는 당연히 북한군의 도발에 대해 대비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나 통일부가 북한을 주적으로 삼고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
따라서 대선후보들은 이런 북한의 양면성을 국민에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되려는 후보가 이런 문제에 말을 안 하겠다는 것은 문제다. 아예 입을 닫으려는 태도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 당선된 뒤 군의 대비 태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이 정치 장사를 위해 무리하게 윽박지르는 것도 문제다. 그런 색깔론은 우리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갈 수 있다. 이제 대선 기간이 2주 남짓 남았고 네 차례 TV토론을 앞두고 있다. 대선후보들은 감상적인 대북협상론이나 정치적인 색깔론보다는 북한의 본질을 직시하고 핵 문제를 해결할 정책 대안을 내놔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