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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기부했다 140억 세금 폭탄 받았던 황필상 회장 "진실이 승리했다"

중앙일보 2017.04.20 15:26
 
20일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들과 대화하는 황필상 이사장

20일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들과 대화하는 황필상 이사장

 장학재단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전부 기부했다가 증여세 140억원을 부과받았던 '수원 교차로' 창업자 황필상씨가 대법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자 "이번 판결은 진실의 승리"라고 말했다.

청계천 빈민촌 출신, 고학으로 성공해 장학재단 설립

 
 수원교차로 창업자 황필상(70) 구원장학재단 이사장은 20일 대법원 판결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전 재산을 기부해 장학재단을 만들었고 순수히 장학사업을 벌였는데 엄청난 세금을 부과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씨는 지난 2002년 수원교차로 주식 90%(당시 기준 약 177억원)와 현금 15억원을 모교인 아주대학교에 기부했다. 아주대는 이 기부금으로 '구원 장학재단'을 세웠고 이후 6년동안 730여명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9월 수원세무서가 재단 세무조사를 벌인 뒤 "황씨의 주식 기부는 현행법상 무상 증여에 해당한다"며 재단에 140억원(가산세 포함)의 증여세를 부과했다. 
 
재단은 수원세무서의 이같은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황씨와 수원교차로가 상속세와 증여세 관련법 상 '특수관계'에 해당하는지, 경제력 세습과 무관한 주식 증여에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주식 출연은 경제력 세습 차원이 아닌 순수한 장학사업을 위한 것이니 거액의 세금 부과는 잘못"이라며 재단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은 "황씨와 재단 주식을 합하면 수원교차로 주식 전부가 되는 점을 보면 양자는 특수관계로 볼 수 있어 과세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결국 하급심 판단이 엇갈리자 대법원은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 심리로 진행했고 대법원은 이날 1심 판단이 옳다고 판단했다.
 
황씨는 이 과정에서 재판이 길어져 연체 가산세가 불어나면서 세금 총액이 2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황씨는 살고 있는 아파트까지 압류당하며 고액세금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황씨는 서울 청계천 빈민촌에서 나고 자라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내다 고학으로 26세에 대학에 입학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지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고학하는 후배를 위한 기부가) 훈장은 커녕 세금 체납자라는 오명을 썼다"며 "몸과 마음이 다 지쳤으니 제발 판결이라도 빨리 내려달라"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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