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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벗’ 손미나 “바스티유 광장 같은 ‘콧대 높은 민주주의’ 실천하자”

중앙일보 2017.04.20 14:26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당선되던 그 해의 봄, 나는 파리에 있었다. 파리라고 하면 대부분 에펠탑부터 떠올리지만 나에게 파리 제일의 명소는 바스티유 광장이다.
 

[중앙일보-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동기획] 선거와 나 ⑤ 손미나의 실천

5년 전 바스티유 광장에는 특히 생기가 넘쳤다. 파리 특유의 감성과 자유분방함, 게다가 광장 옆으로 길게 늘어선 카페마다 흘러나오는 파리지앵의 수다스러움이 그런 분위기를 더욱 돋게 했다.  
 
파리에서 카메라 앞에 선 여행작가 손미나.[사진제공=신채영]

파리에서 카메라 앞에 선 여행작가 손미나.[사진제공=신채영]

 
그러다 하루는, 도대체 무슨 얘기를 저렇게 열심히 나눌까 궁금해져 몇 테이블의 얘기에 무심한 듯 귀를 기울여봤다. 다가올 패션위크 얘기일까? 아니면 낭만적인 로맨스? 의외였다. 패션 감각 넘치는 그 젊은 친구들의 열띤 대화 주제는 한결같이 ‘정치’와 ‘선거’였다. 각당 대선 후보들의 장단점부터 정치의 흐름, 그리고 정당별 당론 분석에 이르기까지 쉼 없이 얘기가 흘렀다.
 
바스티유 광장 자체가 늘 정치를 향해 열린 마당이었다. 최근에 올랑드 대통령이나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시민 앞에서 비전을 설명했던 곳도 바로 바스티유 광장이었다. 그리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감옥을 부수고 시민혁명을 시작한 곳 또한 바스티유 광장이었다. 근대 민주주의의 가치가 움트고 실현되는 장소인 셈이다. 바로 그곳에 서있자니 ‘프랑스인의 높은 콧대는 우아한 패션이나 문화적 자산 때문만이 아니구나.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시민의식에서도 나오는구나’라는 깨달음이 밀려왔다.
 
그 뒤 한국으로 돌아와 5년 전부터 인생학교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수업을 하며 깨달은 걸 한 줄로 표현하면 ‘소통이 행복을 견인한다’는 것이다. 시민과 시민이, 대선 후보와 시민이,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민주주의란 이름으로 소통하는 공간인 바스티유 광장이 가르쳐준 덕목과 딱 들어맞는다.
 
우리도 소통의 광장을 갖기 위한 기초적인 터는 닦았다고 생각한다. 이 터를 잘 가꿔 ‘우리들의 바스티유 광장’으로 만들어 콧대 높은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한다. 그게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물론 그 첫 단추는 열린 마음으로 대선 투표장을 향해 힘차게 걸어가는 것이다.
 
손미나 여행작가(‘인생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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