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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문재인의 '보험료 증가 없는 국민연금액 인상'은 실현가능성 낮아

중앙일보 2017.04.20 10:14
19일 밤 열린 대선후보 토론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격론을 벌였다. 
 

유승민,문재인 소득대체율 10%p 인상 공방
유 후보 "보험료 인상 없이 가능하느냐" 공세
문 후보 "사회적 합의해서 방안 내겠다" 반박

기금고갈 피하려면 보험료 3.9%p 올려야
문 후보 공약대로 하려면 6.1%p 더 인상 필요

2060년 기금소진 수용시 1.01%p만 인상 요구
하지만 그 다음해에는 보험료 25.3%로 폭등

유승민 후보가 포문을 열었다. 유 후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올리겠다고 하는데 무슨 돈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냐. 문 후보가 출산율을 높이고 (국민연금) 가입자 수 늘리면 된다고 하는데 그것이 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이겠다는 건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할 때 국회 특위,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합의했던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그때 공무원연금 개혁은 구체적으로 합의해 법까지 고친 것이고, 국민연금 부문은 재원 조달 부분이 전혀 없다”며 재차 재원 조달 방안을 캐물었다. 문 후보는 “10%(포인트) 올리는 것을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어떤 비율로 올리느냐에 따라 재원대책이 달라질 수 있다”며 “그 설계를 잘하면 국민연금 보험료의 증가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방안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이에 유 후보가 재원조달의 구체성을 재차 따지자 “전문가들이 모여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내겠다”고 답변했다.
 
두 후보는 지난 13일 열린 1차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격돌했다. 유 후보가 "문 후보는 국민연금 소득 대체율을 50%로 올린다고 공약했다. 지금대로라면 2050년대 가면 기금이 고갈된다. (현 기준에서) 소득 대체율은 2028년까지 40%로 가게 했는데 이것을 50%로 올리면 국민에게 더 거둔다는 얘기"라며 "납부액(보험료)을 올리는 대신 세금으로 메우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국민연금 납부금을 올리는 방법도 있고, 정부가 책임지는 방법도 있다. 많은 나라의 국민연금은 국가가 직접 예산 편성해서 한다"며 "가장 원론적인 방법은 국민연금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면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두 차례에 걸쳐 격돌한 두 후보 간 논쟁의 핵심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10% 포인트 올릴 경우 재원 조달을 어떻게 하느냐이다. 사실 보험료를 올리지 않고 연금을 더 받을 방법은 없다. 현 세대가 더 받고 후 세대가 더 부담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은 아니다.
 
소득대체율이란 생애평균소득 대비 노후연금의 비율을 말한다. 가령 국민연금 가입기간 동안 생애평균소득이 100만원인 사람이 40년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소득대체율이 40%이면 40만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소득대체율이 50%이면 50만원을 받는다. 두 후보 간에 오간 발언 내용을 팩트체크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도 합의했나?
합의한 것은 맞다. 다만 완전 합의라고 보기는 어렵다. 2015년 5월 2일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실무기구' 합의문을 보면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을 50%로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일면서 새누리당·더민주당 양당대표 합의문(2+2 합의문, 당 대표+원내 대표)에서는 '실무기구의 합의를 존중하여'라고만 돼 있지 50%는 적시하지 않았다. 이후 사회적 기구와 국회 특위를 구성해 11월까지 소득대체율 인상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따라서 문 후보의 주장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걸 이번 대선 공약의 설명 근거로 내세운 것은 완벽한 답이라고 보긴 힘들다. 
 
보험료를 인상 하지 않고 연금을 더 주기 위한 재원 조달이 가능한가?
 문 후보의 말대로 소득대체율을 10% 포인트 인상 하기 위해 보험료 증가 없이 가능한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국민연금은 지금도 내는 돈보다 노후연금을 더 받게 설계돼 있다. 평균적으로 내는 돈의 1.5배(수익비)를 받는다. 지금은 558조원의 적립금이 쌓여있고 그게 2043년까지 2561조원으로 늘지만 그 때부터 당해 적자가 발생해 2060년엔 적립금이 고갈될 수도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적립금을 유지하면서 2083년에 한해 지급액의 두 배규모 기금을 보유하려면 지금 소득대체율(40%)로도 소득의 12.91%에 해당하는 보험료가 필요하다. 현재 보험료(9%)보다 3.91% 포인트를 더 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문 후보의 공약대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게 되면 보험료가 소득의 15.1% 수준까지 치솟게 된다. 또 2100년 당해 적자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지금 제도로는 14.11%의 보험료가 필요하고 문 후보 공약대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면  16.69%의 보험료를 내야만 한다.  
소득대체율 50%로 올릴 경우 보험료 변화

소득대체율 50%로 올릴 경우 보험료 변화

 지난 14일 열린 본지·사회보장학회 주최의 대선후보 공약 평가토론회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석명 연구위원도 "문 후보의 공약대로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려면 보험료를 17%로 올려야하는데, 대체율 인상만 얘기할뿐 보험료 인상을 얘기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가 전문가와 사회적 합의를 해서 보험료를 올리지 않고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한 배경은 뭔가?
2015년 5월 당시 논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더민주당에서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데 1% 포인트 정도의 보험료만 올려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보험료율을 9%에서 10.01%로 올리면 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는 2060년 기금 고갈을 전제로 한 것이다. 기금을 0으로 만들고 2061년부터 그 해 필요한 연금지급액만큼 보험료를 걷어서 충당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그 방식대로 하려면 2061년에 소득의 25.3%를 보험료로 내야만 한다. 결국 후세대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울 수 밖에 없다. 
2060년 기금 고갈 후 내야할 보험료

2060년 기금 고갈 후 내야할 보험료

 따라서 문 후보의 보험료 인상 없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10% 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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