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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데뷔전 2루타 날린 오태곤 "야구하는 맛 나네요"

중앙일보 2017.04.20 05:40
19일 수원 KIA전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날리고 있는 오태곤. [사진 kt 위즈]

19일 수원 KIA전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날리고 있는 오태곤. [사진 kt 위즈]

"야구하는 맛이 나네요."
 
18일 밤, 프로야구 롯데 라커룸 분위기는 무거웠다. 이날 내야수 오태곤(26·개명 전 오승택)과 오른손투수 배제성(21)을 kt에 내주고 우완 장시환(30)과 김건국(29)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네 선수 중 가장 충격이 큰 사람은 오태곤이었다. 그는 2010년 드래프트 3라운드 22순위로 지명된 이후 줄곧 롯데에서만 뛰었다. 경찰청 복무 기간을 빼도 6년을 보낸 셈이다.  
 
공교롭게도 18일은 프로야구 선수 '오태곤'이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된 날이었다. 개명 허가는 지난 6일 받았지만 KBO 등록은 이날부터 적용됐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친 타구에 왼정강이를 다쳤고, 건강을 기원하며 클 태(太), 땅 곤(坤) 자를 새 이름으로 받았다. NC전 9회 도중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그는 19일 수원행 KTX에 올라타 kt 선수단에 합류했다. 흰색 유니폼을 입은 그는 "남 일 같았던 트레이드였는데… 얼떨떨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잠들었다"고 말했다.
2014..04.30.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30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2루 강민호 포수가 정대현 투수 교체될 때 공을 1루수에게 던지고 있다.

2014..04.30.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30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1사 2루 강민호 포수가 정대현 투수 교체될 때 공을 1루수에게 던지고 있다.

 
오태곤은 쌍문초-신월중-청원고를 졸업한 서울 출신이지만 부산은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었다.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했다. 그는 "정이 많이 들었던 곳이다. 서울 사람이지만 선·후배, 친구 모두 부산 사람이 더 많다. 하루아침에 오니 허전한 느낌이 있다"고 했다.
 
롯데 선수들도 아쉽기는 매한가지였다. 오태곤은 "강민호, 김문호, 정훈 형이 가장 친했다. 많이 챙겨줬다. 어제 경기 뒤 저녁을 같이 먹었다. 내가 농담 삼아 '팔렸다'고 했더니 잘 된 거라고 위로해줬다"고 웃었다. 장난기 많은 포수 강민호는 한 가지 약속도 했다. 오태곤이 타석에 들어서면 치기 좋은 공으로 투수에게 사인을 내주겠다는 것이었다. 오태곤은 "변화구라고 해놓고 직구를 요구할 형이다. 워낙 독사 같은 형"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오태곤에겐 kt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롯데는 타격보다 수비에 무게를 둬 오태곤이 나설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적 첫 날인 19일 수원 KIA전에서도 6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오태곤은 "감독님이 해설위원이실 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니퍼트에게 2안타를 친 경기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신 걸 기억한다. 실망시키지 않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롯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진 못했다. 선수들은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kt에선 주역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오태곤은 자신의 다짐을 지키라기도 하듯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때려낸 뒤 이해창의 적시타 때 득점을 올렸다.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오태곤은 경기 뒤 "그라운드에서 뛰니 기분이 좋다. 야구하는 맛이 난다"고 웃었다.
 
배제성도 이적 후 곧바로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2차지명 9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그는 1m90㎝의 큰 키에서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진다. 김진욱 감독은 "가다듬어지진 않았지만 거친 매력이 있는 투수"라고 평했다. 배제성은 "개막 엔트리에는 들었는데 1군 경기에선 던지지 못했다. 직구가 자신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19일 kt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은 오태곤(왼쪽)과 배제성. [사진 kt 위즈]

19일 kt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은 오태곤(왼쪽)과 배제성. [사진 kt 위즈]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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