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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살면 연 261만원, 인천 132만원 … 같은 장애 겪어도 지원금 큰 차이

중앙일보 2017.04.20 02:32 종합 14면 지면보기
김모(67·여)씨와 그의 딸 서모(28)씨는 인천 영종도의 비닐하우스에서 산다. 발달장애를 가진 모녀는 간질환을 앓고 있는 김씨 남편, 고령의 시어머니와 함께 지낸다.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의 수입이 네 식구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김씨의 딸은 고교 졸업 후 집 밖에 거의 나간 적이 없다. 상황이 이렇지만 네 식구는 지자체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 신청 방법을 몰라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했고 지역에 복지관도 없어 별다른 교육 기회도 제공받지 못했다.
 

17개 시·도 장애인 예산 분석
총액은 서울 9165억으로 가장 많아
발달장애인 특수교육시설도 차이
서울은 여섯 곳, 인천은 한 곳도 없어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모(32·여)씨는 12세 때 불의의 사고로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다.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지만 최근 이씨의 삶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에 나가면서다. 이곳에서 직업개발 훈련을 받는 등 사회에서 살아나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같은 장애를 겪고 있지만 김씨와 이씨의 삶에 차이가 나는 것은 이들이 살고 있는 지자체의 장애인 지원 예산 차이 때문이다. 서울시와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17개 광역지자체가 장애인을 위해 활용한 예산(2015~2016년)을 분석했더니 1인당 연간 예산 지원액 격차가 크게는 배 가까이 벌어졌다. 장애인 예산 지원이 가장 많은 곳은 대전으로 1인당 한 해 261만원인 반면 가장 적은 곳은 인천으로 132만원이었다. 광주 256만원, 서울 233만원, 대구 207만원, 세종 206만원, 울산 198만원, 경기도 175만원, 부산 169만원 순이었다. 국가 예산을 포함한 지자체의 장애인 예산 총액은 서울이 916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세종이 187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장애인 수는 경기도(51만2882명), 서울(39만3245명), 경남(17만9070명) 순으로 조사됐다.
 
지원 시설 차이도 컸다. 서울시엔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시설(평생교육센터)이 여섯 곳 있지만 인천시엔 한 곳도 없다. 장애인복지관(지역사회재활시설)에 대한 장애인 수도 서울(45곳)이 한 곳당 8738명 꼴인 반면 대전(4곳)은 1만7722명이었다. 백일헌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 중앙정부가 관할하던 복지관시설 운영 등이 지자체 업무로 바뀌면서 지역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중앙정부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기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가 차원의 기금을 만들어 개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고려해 야 한다” 고 말했다. 호주의 경우 법인세·소득세의 일정 비율을 ‘국가장애보험 기금’으로 조성해 직접 장애인 수급자를 선정한다.
 
임선영·서준석 기자 youngcan@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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