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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통령 요리사 모임, 한국은 없는데…

중앙일보 2017.04.20 01:31 종합 27면 지면보기
인도 유명호텔의 총주방장인 카스투어. 인도 대통령의 요리사로 8년 동안 일했다. [사진 밀레니엄 서울힐튼]

인도 유명호텔의 총주방장인 카스투어. 인도 대통령의 요리사로 8년 동안 일했다. [사진 밀레니엄 서울힐튼]

남녀차별 의식이 팽배한 인도에서 요리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때문에 요리사의 지위는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대통령 전속 요리사는 다르다. 권력의 핵심에 가까이 있다는 점 외에도 외국과의 교류를 통해 국제적 명성까지 거머쥘 수 있다.
 

인도 유명 셰프 카스투어 방한
8년간 파틸 등 대통령 2명 모셔

3월 20일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 초청으로 처음 한국을 찾은 인도 뉴델리 5성급 호텔 애쇽의 마친드라 카스투어(53) 총주방장은 대통령 전속 요리사로 2007년부터 8년 동안 두 명의 대통령을 모셨다.
 
이 기간 카스투어에겐 자동적으로 또 하나의 자격이 주어졌다. 바로 ‘세계 대통령 요리사의 모임 ’ 회원이 되는 일이다. 1977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 모임엔 현재 영국·중국·미국·스위스·이탈리아·모나코 등 22개국 현직 대통령 전속 요리사들이 가입돼 있다. 이들은 자국 대통령이 회원국에 방문하거나 국제행사에 참여할 때면 대통령이 선호하는 음식을 추천하고 자국의 식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카스투어 셰프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등 국빈들에게 인도 요리를 제공했다.
 
카스투어 셰프는 19세에 요리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인도에선 남자가 주방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지 않지만 난 어릴 때부터 주방이 좋았다”며 “6남매 중 엄마를 돕는 건 늘 내 몫이었다”고 회상했다. 졸업 후 항공사와 호텔에서 기내식 개발과 VIP출장연회를 담당하다 2007년 인도 12대(2007~2012년) 대통령이자 첫 여성 대통령인 프라티바 파틸의 연회를 담당하는 전속 요리사로 발탁됐다.
 
인도에선 대통령 전속 요리사 임기가 보통은 3년, 길어도 5년이지만 그는 장장 8년이나 일했다. 카스투어 셰프는 “대통령 요리사 모임엔 현직 대통령의 요리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기존 회원(x-member) 자격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며 “아직까지 한국 대통령의 요리사는 모임에 참여한 적이 없는데 내가 다리 역할을 해 회원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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