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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알에 뜨는 증강현실, 페북이 꿈꾸는 미래

중앙일보 2017.04.20 01:00 경제 1면 지면보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18일(현지시간) 소개한 미래의 증강현실(AR) 안경. 별도의 기기 없이 안경을 쓰는 것만으로 AR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AP=뉴시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18일(현지시간) 소개한 미래의 증강현실(AR) 안경. 별도의 기기 없이 안경을 쓰는 것만으로 AR 콘텐트를 즐길 수 있다. [AP=뉴시스]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 터치’를 조작해 친구의 영상 전화를 받는다. 우주·해변 등 가상의 공간에서 페이스북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VR 영상을 공유한다. 여러 명의 친구를 VR로 불러들여 가상 놀이공원에서 깜짝 생일파티를 열고, 가상의 셀카봉을 이용해 친구 아바타들과 함께 사진도 찍는다. 양손에 쥐는 컨트롤러로 함께 VR 공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실제와 같은 체스·카드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개발자 회의서 기술 공개
가상현실·인공지능과 접목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혁신
VR로 원거리 친구와 체스
AI로 식당 예약하고 결제도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F8’에서 시연한 VR 애플리케이션 ‘페이스북 스페이스’의 주요 기능이다. 레이철 프랭클린 소셜 VR 부문 총괄은 “VR을 통해 자신의 경험·느낌·생각·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이 VR과 증강현실(AR)이라는 새로운 과녁을 정조준했다. AR은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겹쳐 진짜처럼 보여주는 기술이다. SNS·메신저 같은 페이스북의 기존 인터넷 서비스를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당장 상당 수준으로 구현한 기술이 VR이라면 AR은 미래의 성장 동력이다. 현재 가능한 스마트폰 카메라는 물론 앞으로 안경·콘택트렌즈 등에까지 AR을 적용하겠다는 미래 비전이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젠 우리가 실제로 보는 것들이 물리적일 필요가 없게 됐다”며 “VR·AR이 이동통신의 새 방식이 될 것이며, 페이스북은 (이를 위한) 플랫폼을 공개해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기술 중 ‘AR 스튜디오’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AR을 쉽게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카메라에 비친 탁자·바닥·벽면 같은 현실 공간 위에 AR 영상을 띄운 뒤 허공에 손짓하는 식으로 AR 영상을 움직이는 식이다. 커피잔을 촬영한 뒤 커피에서 김이 나오게 하거나 물고기들이 주변에서 헤엄치는 효과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시넷은 “VR을 통해 새로운 소셜 경험을 얻게 됐고, AR을 이용자의 스마트폰으로 가져왔다”며 “페이스북이 AR·VR에 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페이스북이 VR·AR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까닭은 사진·동영상에 이어 VR·AR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VR·AR 콘텐트를 공유하고 이를 쉽게 생산·소비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게 저커버그의 구상이다.
 
페이스북은 AR 관련 스타트업 MSQRD를 지난해 말 인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페이스북이 2014년 인수해 이미 페이스북 각종 서비스의 핵으로 자리 잡은 VR 기업 오큘러스와 더불어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였다. 페이스북 메신저의 새 기능을 활용하면 친구와 대화 중 AI에게 말을 걸어 함께 원하는 노래를 듣고, AI에게 저녁 메뉴 등을 추천받은 뒤 주문·결제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챗봇을 통해 날씨·교통상황을 안내받는 서비스, 식당 간판에 카메라를 대고 가격·평가를 확인하는 서비스, 그리고 각종 송금 서비스 등도 있다.
 
페이스북의 AI는 2012년에는 ‘사진 속에 사람이 있다’ 정도를 알아냈지만 이제는 사람뿐 아니라 사진 속 사물·동물이 무엇이고 위치·크기까지 정확히 인지할 정도로 발전했다. 이는 인터넷 기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융합 서비스 발굴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페이스북 메신저의 월 개인 이용자 수는 약 9억 명이며 기업 이용자는 약 5000만 개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한 예약·결제 서비스가 활발해지면 자연스레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로 사업 영역이 확장된다. 
 
새너제이=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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