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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0일은 장애인의 날...장애인 지원도 금수저ㆍ흙수저

중앙일보 2017.04.19 17:42
김모(67ㆍ여)씨와 그의 딸 서모(28)씨는 인천 영종도의 비닐하우스에서 산다. 발달장애를 가진 모녀는 간질환을 앓고 있는 김씨 남편, 고령의 시어머니와 함께 지낸다.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의 수입이 네 식구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김씨의 딸은 고교 졸업 후 집 밖에 거의 나간 적이 거의 없다. 상황이 이렇지만 네 식구는 지자체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 신청 방법을 몰라 기초생활수급자 혜택을 받지 못했고 지역에 복지관도 없어 별다른 교육 기회도 제공받지 못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모(32ㆍ여)씨는 12세때 불의의 사고로 발달장애 판정을 받았다. 고교 진학을 포기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지만 최근 이씨의 삶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서울시가 운영하는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에 나가면서다. 이곳에서 직업개발 훈련을 받는 등 사회에서 살아나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같은 장애를 겪고 있지만 김씨와 이씨의 요즈음 삶에 차이가 나는 것은 사는 곳의 지자체의 장애인 지원 예산 차이에 기인한다. 서울시와 한국장애인인권포럼이 장애인의 날(4월20일)을 맞아 17개 광역지자체가 장애인을 위해 활용한 예산(2015~2016년)을 분석했더니 1인당 연간 예산 지원액 격차가 많게는 배 가까이 벌어졌다. 장애인 예산 지원이 가장 많은 곳은 대전으로 1인당 한 해 261만원인 반면 가장 적은 곳은 인천으로 132만원이었다. 광주 256만, 서울 233만원, 대구 207만원, 세종 206만원, 울산 198만원, 경기 175만원, 부산 169만원 순이었다. 국가 예산을 포함한 지자체의 장애인 예산총액은 서울이 916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세종이 187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장애인 수는 경기(51만2882명), 서울(39만3245명), 경남(17만9070명), 부산(16만8084명) 순으로 조사됐다. 
 
지원 시설에도 차이가 컸다. 서울시엔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시설(평생교육센터)이 6곳이 있지만 인천시엔 한 곳도 없다. 장애인 복지관(지역사회재활시설)에 대한 장애인 수도 서울(45곳)이 한 곳당 8738명 꼴인 반면, 대전(4곳)은 1만7722명이었다. 
 
백일헌 서울시 장애인복지정책과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 중앙정부가 관할하던 복지관 시설 운영 등이 지자체 업무로 바뀌면서 지역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장애인 지원 수준이 지역 재정 상황과 해당 지자체장의 의지 등에 좌우되는 구조에서 중앙정부의 역할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세ㆍ소득세의 일정 비율을 ‘국가장애보험 기금’으로 조성해 직접 장애인 수급자를 선정하는 해외(호주)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동기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가 차원의 기금을 만들어 개인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전적인 격차는 물론 직업 교육 등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의 개념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선영ㆍ서준석 기자 youngcan@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지역2016년 장애인 예산총액(억원)장애인 수()
서울916539만3245
부산2852  16만8084
대구2397  11만5694
인천1771  13만4191
광주1747  6만8079
대전1852  7만0890
울산977  4만9326
세종187  9079
경기9010  51만2882
강원1750  9만8324
충북1906  9만3536
충남2437  12만4801
전북2373  12만9769
전남2361  14만1837
경북3237  16만8089
경남3201  17만9070
제주1137  3만3510
합계48369249406 
 
자료: 한국장애인인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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