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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새 이름 생길까…서울시 '북한이탈주민' 대체명 공모

중앙일보 2017.04.19 16:58
서울시가 ‘북한이탈주민’이란 용어를 대체할 새로운 단어를 공모한다.
 
현행법상 북한을 탈출한 뒤 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이를 ‘북한이탈주민’이라고 부른다. 대개 남한에 정착한 이들을 부르는 용어로 사용한다. 하지만 용어가 여섯 글자로 긴데다 ‘이탈’이라는 단어가 지나치게 부정적이란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진 서울시 제공]

[사진 서울시 제공]

탈북민을 부르는 말은 시대에 따라 변모했다. 법적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가유공자 및 월남귀순자 특별원호법’이 제정돼 ‘월남귀순자’라는 용어를 썼다. 1978년부터는 ‘월남귀순용사 특별보상법’에 따라 ‘귀순용사’로 불렀다. 귀순의 사전적 의미는 ‘적(敵)이 반항심을 버리고 스스로 복종함’이다.
 
1990년대 초반 이후에는 ‘귀순북한동포’로 순화했다. 1993년 개정된 ‘귀순북한동포보호법’에 의해서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1997년부터는 ‘북한이탈주민’으로 굳어졌다. 이전까지는 북한 체제에 반대하는 인사들이 탈북민의 대다수였다면, 1990년대 중반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후엔 경제적인 이유로 탈북한 이들이 많았던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법률상의 용어일 뿐 실생활에서 사람들은 ‘탈북자’, ‘탈북민’, ‘북한이탈주민’ 등을 혼용했다. 2005년부터는 통일부가 ‘새터민’이란 용어를 권장했으나 일부 탈북민들의 반대로 2008년부터 사용을 자제키로 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조차 탈북민을 지칭하는 용어를 선택할 때 혼란을 느꼈던 이유다.
 
서울시는 “지난해 통일부에 용어 개선을 건의했지만, 사회적 공감대가 조성될 수 있는 대체용어가 있을 경우에만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북한이탈주민의 정체성을 잘 살리면서도 부르기 쉽고 듣기 좋은 용어를 발굴하기 위해 공모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인철 서울시 행정국장은 “부르는 사람이나 불리는 사람이 모두 불편을 느끼는 현재의 명칭은 다 함께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공모전이 북한이탈주민을 다정한 이웃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모 기간은 4월 20일부터 5월 17일까지다. 우편 또는 이메일로 접수가 가능하다.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공모전이지만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접수가 완료되면 전문가들이 심사해 우수작을 선정한다. 서울시는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는 용어를 통일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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