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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뽑기방, 이것이 궁금하다…한 대당 얼마나 벌까?

중앙일보 2017.04.19 16:51
지난 16일 오후 9시 홍대앞의 한 기업형 인형뽑기방. 50여 대의 인형뽑기 기계가 설치됐지만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이런 대형 인형뽑기방은 홍대 삼거리포차와 상수역 방향에도 여러 곳 있었다. 
 
인형뽑기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모씨는 “요즘 인형뽑기방 덕분에 홍대앞이 살아났다고 말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인형뽑기방 열풍이다. 3월 말 현재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업체는 1705개. 경찰이 사행성 조장 이유로 단속 움직임을 보이자 지난 13일에는 전국의 업주 1000여 명이 항의 시위까지 열었다. 그래도 창업 열기는 쉽게 식지 않고 있다. 창업 시장에선 '빙수, 생과일 주스 카페'를 이을 창업 아이템’으로 통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정점을 쳤다는 평가도 나온다.창업 비용과 월 수익 등 인형뽑기방과 관련한 궁금증을 정리했다. 
 
창업 비용 얼마나 드나
인형뽑기방이 단기간에 급증한 데엔 독특한 업태가 영향을 미쳤다. “불만 켜놓으면 장사 된다”고 할 정도로 인테리어 비용이 적다. 인건비도 거의 들지 않는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관계자는 “CCTV 설치하고, 인형도 직접 보충하면 알바를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창업비용은 66㎡(20평) 기준으로 1억원 이상이다. 물론 권리금만 수억원에 달하는 홍대에 자리잡은 대형 가게는 얘기가 다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홍대앞 기업형 인형뽑기방의 경우 연면적 100평 이상이면 투자비용만 10억원은 족히 든다. 한 달 임대료만 5000만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인형뽑기방은 프랜차이즈보다는 독립 숍이 많다. 최근엔 오픈 초기에 기계와 인형을 공급하고 이후 사후서비스까지 관리해주는 업체도 생겼다.
 
이 업체 관계자는 “기계는 1평당 1개, 10대가 기본”이라며 “인형까지 합해 한 대당 오픈 비용이 230만원 선”이라고 했다. 또 “인형은 정품 기준으로 크기 25㎝짜리, 가격은 6000~7000원에 공급한다”고 말했다. 인형은 보통 25~30개 정도 집어 넣는다. 전국의 인형뽑기방이 2000곳이라고 하면 현재까지 약 2만 대의 기계가 보급된 셈이다. 
 
얼마나 버나
일단 홍대·건대 등 대학가 상권은 매출이 높은 편이다. 홍대앞 기업형 인형뽑기방의 경우 “잘 되는 날은 토요일 하루에만 수천만원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안다"라고 인근 상인들은 전했다. 
 
기계·인형을 공급하는 업체는 “기계 10대를 놓으면 못해도 400~500만원, 괜찮은 상권은 500~800만원은 가져간다”고 말했다. 1대당 월 평균 50만원은 벌어들인다는 얘기다. 
 
그러나 업주들의 입장은 다르다.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5000원 경품 상한 규제를 풀어달라’며 시위한 업주들은 “임대료도 못 내는 업소가 많다”고 주장했다. 또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률은 내려가기 마련이다. 근래엔 정품 인형보다 짝퉁 인형을 쓰는 가게가 늘었는데, 업계 관계자는 “장사가 예전만큼 안 되다 보니 짝퉁을 쓰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지금 창업해도 될까
적은 인테리어 비용, 무인 시스템 등은 매력적이지만 인형뽑기방은 창업 아이템으로 위험 요소가 꽤 있다. 
 
창업컨설턴트인 강병오씨는 “일단 사행성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있다. 어린아이 코 묻은 돈 뺏어간다는 여론이 비등하면 정부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행 규제는 오후 10시 이후 청소년 출입 금지, 5000원 이상 경품 제공 등이다. 강 교수는 “대개 기계가 견인하는 업종은 유행을 타게 마련”이라며 “예전 DDR이나 최근 팥빙수 카페처럼 금방 사그라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형뽑기 열풍이 분 지 1년여가 지나 자칫 지금 시작하면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계 조작이 가능할까
지난달 대전에서 일어난 ‘인형 싹쓸이 사건’은 기계 조작에 관한 논란을 증폭시켰다. 사연은 이렇다.‘업주가 30번에 한 번 인형이 뽑히도록 기계를 설정해놨는데, 경산 BMW라는 인형뽑기 고수는 평균 두 번에 하나씩 뽑았다. 이건 기계 오작동을 유도해 인형을 뽑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절도다.’
 
업주가 경찰에 신고했고, 인형 잘 뽑는 고수는 절도 피의자가 됐지만 경찰은 결국 불기소 처분했다.
 
대전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업주가 30번에 한 번 나오도록 기계를 설정해 놓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더라"고 말했다.
 
기계제작 업체 관계자는 “인형뽑기 기계가 확률에 따라 인형을 들어 올릴 만큼 정교하지 않다”며 다만 “집게발 힘 조절은 가능하다”고 했다. 집게발은 인형을 드는 크레인의 포크 부분을 말한다.  
 
5000원 이상 인형은 위법
인형뽑기방 인기엔 정품 캐릭터 인형도 한 몫 했다. 예전에는 조악한 짝퉁 인형을 써 눈길을 끌지 못했지만, 최근에 대부분 정품을 쓰고 있다. 포켓몬 정품의 소매가는 1만5000원~2만원으로 1000원에 뽑을 수 있다면 횡재다. 그러나 이는 위법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인형뽑기에 ‘5000원에 이상 경품’을 내걸 수 없다. 하지만 업주들은 단속을 감수하고라도 비싼 인형을 기계에 집어넣고 있다. 사실상 소비자가 ‘왜 나한테 비싼 인형을 줬냐’고 신고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대부분 신고는 경쟁업소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형뽑기 고수가 업주의 적?
‘대전 인형 싹쓸이 사건’의 주인공은 인형뽑기 고수 중 한 명이다. 이들이 유튜브 등에 올린 영상은 100만 건 이상 조회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스타’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인형 잘 나오는 기계’ ‘잘 뽑는 노하우’을 알려주기도 하며, 때론 심하게 안 뽑히는 특정 지역의 어느 숍이나 기계를 지목하며 ‘야박한 업주’들을 꾸짖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인형뽑기방 업주의 수익을 갈아먹는 적일까? 실제는 이들이 인형뽑기방 열풍을 주도한 주인공이다. 현장 진행이나 내레이션 또한 공중파 방송 아나운서 못 지 않을 정도로 능수능란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이용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SNS를 통해 ‘인형 잘 뽑히는 가게’로 소개하는 것이다. 요즘엔 전국의 고수들이 방에 쌓아놓은 인형을 팔기 위해 온라인 중고장터가 열리기도 한다. 정품인 경우 정상가의 3분의 1에 거래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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