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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펀드 완판...대선주자 쩐의전쟁 시작

중앙일보 2017.04.19 16:37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후보들의 쩐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9대 대선의 선거비용 지출 한도액은 509억원이다. 15%이상을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고, 10%~15% 득표시엔 절반만 돌려받는다. 후보들은 정당 규모별로 지급되는 국고보조금(421억원)을 나눠 가진 뒤 부족분을 후원금이나 대출 등으로 메우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출시한 ‘문재인 펀드’는 모집 61분 만에 4488명에게 329억8063만원을 모았다.
 
1인당 734만원을 펀드에 넣은 셈이다. 펀드에 모금이 폭주하면서 당초 목표했던 100억원의 3배를 넘겼다. 6000여명이 펀드 가입을 신청했지만 마감돼 참여하지 못했다.
 
'문재인 펀드'는 문 후보에게 돈을 투자하면 연 3.6% 이자를 적용해 7월 19일 투자자에게 상환하는 방식이다. 펀드 자금을 선거에 쓴 뒤 국고보전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 문 후보 측은 선거에 470~480억원을 쓸 계획이다.
 
안규백 선거대책위원회 총무본부장은 펀드에 투자가 몰린데 대해 "개미 군단이 대거 들어왔다"고 표현했다. 그는 "최대금액은 1억원이었다"며 "문 후보를 위해 적금을 해지했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했다.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 때도 ‘담쟁이 펀드’를 출시해 300억 원을 모집했다. 담쟁이펀드 수익률은 연 3.09%였다.
 
반면 문 후보 외에 다른 후보들은 대선 펀드를 출시하지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국고보조금 86억원 외에 100억여원을 대출받고, 개인 후원금을 더해 선거 비용을 충당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선거비용을 440억~450억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선거비용 지출 한도는 509억원이지만 이보다 60억여원 적게 쓸 생각이다. 안 후보 측은 15% 이상 득표를 자신하고 있고 여론조사상의 지지율도 그 보다 높지만, 펀드 모금을 하면 절차가 복잡하다는 판단에 상대적으로 절차가 단순한 대출을 선택했다고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측은 이미 선거비용을 모두 마련했다. 국고보조금 119억여원과 당의 재원을 합해 250억원, 시도당사 담보대출로 250억원을 마련했다. 홍 후보 측은 유세차량 마련과 선거사무원 계약, 홍보포스터 제작 등에 이미 200억여원을 지출했다고 한다. 홍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10% 이상을 득표하지 못하면 한 푼도 돌려받을 수 없어 당사를 담보로 대출받은 250억여원은 고스란히 당의 빚이 된다. 이 때문에 홍 후보측은 처음부터 국민에게 빚을 지는 펀드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돈 적게 쓰는 선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10% 이상의 득표를 확실하게 장담하기 여려운 상황이니 일단 아껴쓰겠다는 심산이다. 바른정당이 받은 국고보조금은 63억여원, 여기에 후원금을 포함해 100억원 수준에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계획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27억원의 국고보조금과 후원금으로 '저비용 고효율 선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인 펀드의 시초는 ‘유시민 펀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0년 경기지사에 출마하며 ‘유시민 펀드’를 내놨다. 지지자에게 돈을 빌려쓴 후 110일 후 선거비용을 보전받으면 연2.45%의 이자를 쳐 갚는 방식이었다.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받을 수 있다는 데에 착안했다. 대부분은 후원금으로 선거를 치르던 때 펀드 개념으로 자금을 모으는 것은 신선한 발상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3일만에 5300여명이 23억원을 유시민 펀드에 투자했고, 순수 후원금도 13억원이 모여 유 전 장관은 40억여원의 선거자금을 충당했다.
 
이후 선거기간 정치인들의 펀드형태 모금이 늘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약속펀드’로 250억원을, 문재인 후보는 ‘담쟁이 펀드’로 300억원을 모았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도 펀드로 38억여원을 모았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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