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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까지 구속된 BNK 금융지주에 무슨 일이?

중앙일보 2017.04.19 16:17
 국내 5위 금융회사인 BNK 금융지주 성세환(65) 회장과 BNK 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낸 계열사 김 모(60) 사장이 지난 18일 주가 조종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BNK금융지주가 지난해 초 유상증자 과정에서 계열관계의 은행을 통해 중견 건설업체 10여곳에 자금을 대출하면서 일부 자금으로 BNK금융지주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게 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유상증자 주식 최종 발행가액의 기준이 되는 시기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결과적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액을 늘렸다는 것이다.

성세환 회장, 건설업체 동원해 '꺽기 대출'로 주가 조작 혐의받아
대출 건설업체에는 엘시티 시행사도 포함돼 있어
"BNK 금융 추락한 이미지 회복 위해 고강도 혁신 단행해야"

 
BNK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선 부산지검 특수부는 성 회장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가가 내려가자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른바 '꺾기 대출' 수법을 지시하거나 최소한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꺾기 대출은 유상증자 직전 주가를 올리기 위해 대출자에게 반강제적으로 자사 주식을 매입하게 하는 것이다.   
 
주가조작 정황은 지난해 1월 6일 BNK 금융이 유상증자 시 주식의 주가를 새로 정한다고 공시하면서부터 포착됐다. 공시와 함께 BNK 금융 주가가 3% 이상 떨어지자 부산은행 지점장들은 부산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중견 건설업체 10여 곳에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성 회장의 지시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성 회장은 연임을 위해 유상증자에 성공해야 했고, 상황이 어려워지자 주변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BNK 금융지주가 건설업체에 300억원을 대출해주고, 이 가운데 50억원을 주식 매입에 사용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결과 이틀 만인 지난해 1월 8일 BNK 금융지주 주가는 2% 올랐다. BNK 금융지주는 유상증자 목표액 4725억원을 채웠고 성 회장은 그해 3월 지주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성 회장은 부산은행장, 부산은행 이사회 의장, 지주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주가 조작 혐의를 포착한 금융감독원은 주가조작에 엘시티 시행사가 연루돼 있자 엘시티 비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부산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부산지검은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해 엘시티를 비롯해 BNK금융의 비정상적 거래 여부를 조사해왔다. 지난 3월 7일에는 BNK금융지주와 계열사인 부산은행·BNK증권·BNK캐피탈 등 4곳의 사무실과 회장실을 압수수색했다. 성 회장은 지난 10일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았고, 일주일만에 구속된 것이다.   
 
주가 조작과 '꺾기 대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성 회장은 검찰 수사와 별도로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 회부될 것으로 보인다. 심의결과 기관은 최대 영업정지, 개인은 최대 파면까지 가능하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에 시세조정 행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 의사회 의장의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면서 견제를 받지 않고 전횡을 저지른 결과"라며 "BNK금융이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려면 지주 회장과 이사회 의장을 분명히 분리시키는 등 강도 높은 경영 혁신을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BNK금융그룹은 성 회장의 공석에 따라 '그룹 비상경영위원회(위원장 박재경 BNK금융지주 부사장)를 가동한다고 19일 밝혔다. 비상경영위원회는 그룹 경영현안 전반을 점검·관리하고 주주와 투자자, 고객 등 대내외 신뢰관계 유지를 위한 다양한 조치와 역할을 한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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