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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 트럼프 정부 기만했나

중앙일보 2017.04.19 16:14
김일성 105돌 생일의 축포성 핵실험은 끝내 감행되지 않았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수단을 활용한 김일성 105돌 생일 행사 ‘쇼판’에 놀아난 꼴이 되었다. 최근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으로 세계의 이목은 김일성 105돌 생일 4. 15에 집중되었다. 4. 15 김일성 생일 때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하고 이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미국은 직접적인 군사대응을 예고하는 듯한 움직임까지 보였다. 미국의 시리아 공격은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높여 주면서 김정은 정권을 위협하였다. 이에 더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모함 칼빈스호가 한반도를 향해 떠난 지 보름여 만에 이례적으로 다시 재출동하도록 하여 한반도의 긴장지수를 높여 왔다.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발 빠르고 과감한 군사행동은 최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의 시험발사와 핵실험 움직임 ‘쇼’를 펼친 것에 기인한다.

북한은 신형 ICBM을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사진 유부브 캡처]

북한은 신형 ICBM을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사진 유부브 캡처]

김정은은 여명거리 건설장 공개활동 이틀 후인 3월 18일에 신형 대출력 발동기(엔진) 지상분출 시험(3. 18 위성발사장) 공개활동을 폈다(3. 19, 중앙통신). 북한은 ‘시험결과 완전히 우리식으로 설계 제작한 새형의 대출력 발동기의 시동 및 차단특성, 발동기 동작 전 과정에서 연소실의 추진력 특성과 터빈 펌프 장치, 조절계통들을 비롯한 모든 계통들의 기술적 지표들이 예정값 없이 정확히 도달하여 안정되게 유지되었으며 구조적 믿음성도 충분히 보장 확인 하였다’고  하였고, 김정은은 ‘새형의 대출력 발동기기 완성됨으로써 우주개발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위성운반 능력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과학  기술적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강조함으로써 ICBM에 준하는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릴 가능성을 훨씬 높여 놓은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 국방부도 “정확한 추력과 향후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번 시험을 통해 엔진성능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전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로켓엔진 시험과 관련해“우리는 북한의 행동에 대해 계속해서 우려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일본과 한국 당국자들과 계속 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국이 개입해서 북한이 가하는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하도록 계속해서 촉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과거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 통계를 토대로 빅데이터 분석 결과, 북한이 향후(3. 29 기준) 30일 안에 미사일 발사 또는 핵실험을 할 확률이 50%라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 3월 22일 장거리 미사일은 아니지만 강원 원산 비행장 인근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미사일 1발을 발사(실패)하였다. 또다시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4월 5일 신형 중거리 미사일 ‘북극성 2형’(KN-15)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북한 전문웹사이트 ‘38 노스’는 3월 28일(현지 시각) “북한의 6차 핵실험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이후 미ㆍ중정상회담 이전 또는 4. 15 김일성 생일 이전에 북한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는 추정판단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이는 결국 ‘일촉즉발’의 4월 위기설을 퍼지도록 하면서 세계가 김정은 정권과 김일성 105돌 생일에 대해 이목을 집중하도록 하였다.
 
김정은이 열병식에 참석해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유부브 캡처]

김정은이 열병식에 참석해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유부브 캡처]

이에 비해 북한 내부는 너무나 평온한 분위기 였다. 위기는 커녕 최고인민회의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는 등 큰 흔들림 없이 김일성 105돌 생일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개최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띄워왔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시리아 공격에 대해서도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10. 9 조선중앙통신)은 “일부에서는 우리(북한)를 노린 그 무슨 ‘경고성’ 행동이라고 떠들고 있는 데 그에 놀랄 우리가 아니다”고 응수하기도 하였다. 오히려 그들은 “오늘의 현실은  힘에는 오직 힘으로 맞서야 하며, 핵무력을 비상히 강화해 온 우리의 선택이 천만번 옳았다는 것을 실증해 주고 있다”며 “우리는 날로 무모해 지는 미국의 전쟁책동에 대처해 자위적 국방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며 우리의 힘으로 우리를 지켜나갈 것”이라 하여 그들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 지속 의지를 노정하였다.
 
 또한, 4월 10일(중앙통신)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감히 선제공격이니, 수뇌부 제거니 하면서 군사적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미국이 원하는 그 어떤 방식에도 기꺼이 대응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어리석게도 우리를 어찌해보려 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초강경으로 맞서 강력한 힘으로 자기를 지키고  우리 갈 길을 갈 것”이라 선언하기도 하였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군사적 압박에 직면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과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축전을 주고받음으로써 미국을 오히려 갖고 노는 듯한 외교적 행태를 보였던 것이다. 4월 14일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평양에서 가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택하면 전쟁에 나서겠다” “미국의 무모한 군사작전에 선제 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과감하게 응대하였다. 한성렬의 이 같은 발언은 일종의 허장성세에 불과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의 군사적 대응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허장성세를 부리는 한가함을 보인 것은 뭔가 이상하다. 미국의 군사적 대응은 북한의 핵ㆍ 미사일 실험이 임박하다는 전제하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실제로 예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을 으르면서 갖고 노는 행위를 인위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은 김일성 105돌 생일 이전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움직임을 보여 미국의 군사적 행동과 국제적 관심을 이끌어 내고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움츠려 들기보다 오히려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맞짱’ 뜨는 듯한 객기를 연출해 냄으로써 김정은 정권의 강대성을 시위할 수 있는 김일성 생일 행사 ‘쇼판’을 벌이고자 한 측면이 강하다.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실제로 예정하지 않고 기만전술적인 행태를 기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ㆍ미사일 실험을 실제로 예정했다면 미국의 군사적 공세 움직임을 조금이라도 위협적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보였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북한 내부는 축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렇게 볼 때, 4. 15 행사 때 핵실험이 없었던 것을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 압력으로 유보했거나 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완전 포기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할 것이다. 북한은 핵ㆍ미사일 개발을 결코 폐기하거나 멈추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들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적 이목이 덜 집중되는 시점에 전격적으로 핵실험 또는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여 이에 대한 미국의 실제적인 군사적 대응을 회피하고자 할 것이다.

정영태 동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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