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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홍준표 "태평만댐 송유관 차단하면 북 경제 무너진다"?

중앙일보 2017.04.19 16:00
지난 4월 1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대표와 회동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종택 기자

지난 4월 1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대표와 회동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종택 기자

 지난 1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중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에게 태평만댐 송유관을 차단해 북한을 압박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 후보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우다웨이 대표와 회동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은 다음과 같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존중해 압록강 위에 있는 태평만댐 위에 지나가는 대북 송유관을 차단해달라고 했다. 태평만댐 송유관 얘기를 하니 깜짝 놀라더라. 중국이 그 송유관을 차단하면 북의 모든 경제가 마비된다.”

 

유엔대북제재결의안 중러 반대로 원유공급 중단 실패
원유 공급중단은 외교단절, 전쟁하자는 수준으로 민감한 사안
원유공급 중단 실현되면 북, 비축류로 버티기 들어갈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원유공급 중단 카드는 실현 가능성 높지 않아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차단하면 북한 경제가 마비된다”는 홍 후보의 주장은 사실일까. 또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원유 공급을 차단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능한 얘기일까.
 
유엔 대북제재결의안에 '원유 공급 중단'은 빠져있어
 
우선 현행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북 원유 공급 문제를 포함하고 있는지부터 따져보자. 북한의 4차 핵실험 후인 지난해 3월 발표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2270호)에 당초 미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넣으려고 했으나, 중국은 그러한 초안을 만드는 것 자체를 반대했다. 
 
이에 미국은 항공유 공급만 차단한다는 초안을 만들고자 했지만 이번에는 러시아가 ‘24시간 숙려’를 요구하는 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해 이마저도 빠져버렸다. 
엘리오 로셀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왼쪽)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실험을 '명백한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대해 '중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마련해 채택한 바 있다. [사진제공=유엔]

엘리오 로셀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왼쪽)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실험을 '명백한 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규정하고 북한에 대해 '중대한 추가 제재'를 부과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마련해 채택한 바 있다. [사진제공=유엔]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자 이후 유엔에서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2321호)에도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은 들어가 있지 않다. 
 
북한의 최대 수출 품목인 석탄 수출액을 대폭 제한하고 광물 수출 금지 품목에, 기존의 금, 티타늄, 희토류 외에, 은, 동, 아연, 니켈을 추가하고, 동상 수출도 금지하는 내용만 포함돼 있을 뿐이다. 
 
현재까지는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차단은 유엔 결의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렇다보니 중, 러 외에도 북한에 우호적인 중동 일부 산유국이 북한에 원유를 팔아도 현행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유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의 새로운 유엔 대북제재 추가 결의가 채택되지 않는 한 홍 후보가 이날 우다웨이 대표를 만나 “유엔 대북제재 결의를 존중해 대북 송유관을 차단해달라”는 발언은 현재로서는 실현될 수 없는 상황이다.  
 
태평만댐 통해 공급되는 연간 원유량은 30만~50만t
 
홍 후보가 언급한 태평만댐을 지나는 송유관의 정식 명칭은 ‘조ㆍ중 우호송유관’이다. 
중국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다칭(大慶)과 랴오닝(遼寧)성 푸순(撫順) 등에서 생산한 원유를 단둥시의 바싼(八三) 유류저장소에 보관했다가 태평만댐을 통해 북한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태평만댐을 지나는 송유관을 통해 연간 30만~50만 톤의 원유를 북한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태평만댐을 지나는 송유관을 통해 연간 30만~50만 톤의 원유를 북한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송유관은 육상에서는 땅속에 묻혀 있고, 태평만댐에서는 다리 역할을 하는 도로의 하부에 걸려 있기에 눈에 띄지 않는다. 신의주로 들어온 이 송유관은 평안북도 피현군 백마리에 있는 봉화화학공장으로 들어가 정제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 송유관을 통해 연간 수십만t의 원유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의 연간 유류 소비량은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지만, 전문가들은 대략 연간 100만∼150만t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30만~50만톤을 중국에서 공급받고 나머지는 러시아 등에서 휘발유 등의 가공유를 수입하는 방식으로 알려져있다.    
 
중, 대북 원유공급 중단은 최후의 카드
 
북한 문제 전문가인 남성욱 교수(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장)는 “연간 많을 때는 50만t, 적을 때는 30만t의 원유가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북한의 생명선이자 북한 경제를 움직이는 에너지원이고 윤활유”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중국으로서는 원유 공급 중단 문제가 북한을 압박하는 최후의 카드이기 때문에 실제 현실화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평했다. 
또 중국이 만에하나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하더라도 북한이 러시아나 다른 원유 산유국을 통해 이를 돌파할 여지도 있다. 남 교수는 “북한은 중국 외에도 러시아와의 무역을 통해 무상이 아닌 유상으로 원유를 들여오고 있고, 북한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일부 중동국가들과도 딜(가령 해외 노동자 송출과 원유 수입을 맞바꾸는 식)을 통해 원유를 들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에 완벽하게 원유 공급을 차단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등과 원유 무역거래 제재 조치 뒤따라야 효과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실장은 “북한은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는 50만t 외에 러시아 극동지역인 나홋카에서 들여오는 것 그리고 일부는 싱가포르 국제 선물시장에서 원유를 사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 외에 러시아 등과의 무역거래 제재 조치까지 취해져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단둥시와 북한 평안북도 피현군을 잇는 송유관을 통해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 중국 측 송유간 시설.

중국은 단둥시와 북한 평안북도 피현군을 잇는 송유관을 통해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 중국 측 송유간 시설.

만약 중국이 원유 공급을 전면 중단하면 홍 후보의 주장처럼 북한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북 경제를 압박하는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이 역시 단기가 아닌 장기간에 걸쳐 공급 중단이 이루어져야 하며, 중국 외에 러시아 등 다른 국가들이 전면 동참해야 가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남성욱 교수는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나름의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 “1년 정도의 비축류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중국에서 원유 공급이 중단되더라도 단기간 동안에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공급 중단조치에 북이 비축류 등으로 버티기 들어가면?
 
북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박병광 실장은 “북한은 통제경제, 계획경제 체제이기 때문에 원유 공급이 중단되면 비축류를 바탕으로 당분간은 궁핍한 경제 운영을 하며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올코트프레싱이 있어야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환구시보는 17일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는 원유 공급 중단을 포함한 새로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통과를 지지할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북한의 추가 도발 수위에 따라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중국이 송유관 차단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썼을 때 북한이 반발하며 굴복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임에는 분명하다. 
 
"원유공급 중단 카드 쓰기 전 북중 딜 할 것"
 
이에 대해 남성욱 교수는 “중국의 대북 원유공급 중단은 최후의 길이며 실제 실행됐을 때 수십년 혈맹 관계가 무너지며 각자의 갈 길을 가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러한 선을 넘기 전에 북·중간 딜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박병광 실장은 중국의 원유 공급 중단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실장은 “미국이 대북 군사조치 등을 통해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압박조치를 지속적으로 하거나, 혹은 북한이 추가적으로 극단적 도발을 해야 중국이 외교관계 단절까지를 각오하고 원유 공급 중단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2%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원유공급 중단 카드를 당장 쓰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팩트체크 결과> 중국 뿐 아니라 러시아와 일부 북한에 우호적인 중동 산유국 등을 통한 원유 공급까지 차단되야만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이 송유관을 차단해 대북 원유 공급을 전면 차단할 가능성은 외교단절 등을 각오해야 하는 최후의 카드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중국이 태평만댐 송유관을 차단해 대북 원유 공급을 차단하면 북한 경제가 마비된다”는 홍 후보의 발언은 절반의 진실.    
 고성표 기자 muze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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