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기획] 전국 흡연율 1위..인천 남구 가보니

중앙일보 2017.04.19 12:00
인천 남구의 지하철 1호선 제물포역 인근이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안내판. 위반시 3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는 내용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구역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운다. 백수진 기자

인천 남구의 지하철 1호선 제물포역 인근이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안내판. 위반시 3만원의 과태료를 내야한다는 내용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이 구역에서 자유롭게 담배를 피운다. 백수진 기자

 
 지난 18일 오후 5시 20분 인천 남구의 지하철 1호선 제물포역. 질병관리본부 발표(19일)에 따르면 인천 남구는 전국 254개 시·군·구 가운데 19세 이상 흡연율이 가장 높은(28.8%) 지역이다. 전국의 성인 22만 84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다.  

제물포역 앞 10m 금연 구역이지만 버젓이 흡연
흡연 부스 안보다 밖에서 피우는 사람 더 많아

대학생은 물론 고교생들도 금연구역서 대거 흡연
노인,저소득층 몰려 스트레스 해소용 흡연 많아

질병본부 2016 지역사회 건강조사 발표
금연 1위 경북 영양군, 주민 개별 접근해 밀착 관리 성과

 인천 남구의 흡연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제물포역을 나오니 왼쪽에 바로 금연 현수막이 보였다. 지하철역 출입구 10m 범위는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현수막 뒤에서 남성 두 명이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주위를 보니 역 출입구 앞과 주차된 차량 사이사이, 근처 상가 앞에서도 담배 연기가 피어올랐다. 주차된 차량 뒤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이 흡연을 하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고는 슬그머니 자리를 피했다. 지하철역 출입구 주변 바닥에는 버려진 담배꽁초와 담뱃갑이 즐비했다.  
 
두 남성이 제물포역 출입구 울타리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백수진 기자

두 남성이 제물포역 출입구 울타리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백수진 기자

금연구역에 해당되는 제물포역 앞 상가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성들. 백수진 기자

금연구역에 해당되는 제물포역 앞 상가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여성들. 백수진 기자

 
 제물포역 인근의 도화2치안센터 이용일 경위는 "역 주변이 금연 구역이지만 출근시간대가 지나면 담배꽁초가 엄청 쌓인다. 등하교시간에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흡연을 단속하고 있는데 성인까지 단속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인근 식당에서 일하는 이명숙(58) 씨는 "주변에 대학이 많아서 그런지 오후 5시쯤 출근하면서 보면 대학생들이 역 앞에서 담배를 많이 피운다"고 전했다. 제물포역 근처에는 인천 재능대, 청운대 인천캠퍼스, 인천대 일부 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다.  
 
역 출입구 앞에 놓인 화분에는 무단투기한 담배꽁초가 가득했다. 백수진 기자

역 출입구 앞에 놓인 화분에는 무단투기한 담배꽁초가 가득했다. 백수진 기자

금연구역인 제물포역 앞 주차장에 흡연의 흔적들이 버려져 있다. 이 곳에서는 성인뿐 아니라 교복을 입은 학생들까지 차량 사이에 숨어 흡연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백수진 기자

금연구역인제물포역 앞 주차장에 흡연의 흔적들이 버려져 있다. 이 곳에서는 성인뿐 아니라 교복을 입은 학생들까지 차량 사이에 숨어 흡연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백수진 기자

 
 발걸음을 옮겨 인천종합터미널로 가봤다. 터미널 앞 광장에 흡연 부스가 설치돼 있었다. 또 부스 안에는 연기를 빨아들이는 기계도 갖춰져 있다. 행인들이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한 방책이다.
 
 부스 주변에는 ‘흡연은 흡연 부스에서’, ‘옥외흡연 시 단속됩니다. 과태료 3만원 부과’라는 안내 문구도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하지만 부스 안에서 4~5명이 흡연 중이었던 반면 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5~6명 정도로 오히려 더 많았다. 흡연부스의 존재가 무색해보였다.
 
 인천 남구 주민 함성혁(21)씨는 "가끔 서울에 가보면 거리에서 흡연하는 사람이 적은데 이 동네는 어디에서나 담배를 피운다. 금연구역이라고해도 건물밖에서만 피우면 별 제재를 안한다"고 말했다.
  
인천종합터미널 앞 광장에는 흡연 부스가 있어 부스 내에서만 흡연을 하도록 정해져 있지만 외부에서 담배를 피워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 백수진 기자

인천종합터미널 앞 광장에는 흡연 부스가 있어 부스 내에서만 흡연을 하도록 정해져 있지만 외부에서 담배를 피워도 아무도 제지하지 않는다. 백수진 기자

옥외흡연 단속 경고문이 무색하게 한 남성이 화단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백수진 기자

옥외흡연 단속 경고문이 무색하게 한 남성이 화단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백수진 기자

 
인천남구보건소 건강증진과 홍윤숙 팀장은 "다른 구에 비해 거주자 연령층이 높은 편(노인 비율 13.77%)이고 저소득층 비율도 높아 전체적으로 건강실천의지가 낮다"고 말했다. 인천 남구의 평균 가구원 수는 2.6명으로 대규모 아파트단지보다는 오피스텔, 빌라, 소형 아파트 등이 많아 혼자 사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홍 팀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남구로 많이 유입되는 편이다.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저소득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담배여서 흡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질병관리본부가 19일 발표한 '2016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전체 흡연율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줄고 있다. 2008년 26%였던 흡연율이 2016년에는 22.5%로 줄었다. 전국에서 흡연율이 높은 도시는 인천 남구에 이어 강원 정선군(28.5%) 이었다.

반대로 흡연율이 낮은 도시는 경북 영양군(15.4%), 경기 과천시(15.7%)였다. 경북 영양군 보건소 조명숙 주무관은 "시골 지역이다보니 주민들이 산재돼있고 접촉할 기회가 적어 여러 금연 사업이 별 효과가 없었다. 2015년 말 작전을 바꿔 흡연자를 파악하고 이들을 개별 접촉해 집중 관리를 했는데 이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영양군 보건소는 금연 전문 인력팀 16명을 꾸렸고 담배 끊기 6개월 성공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조명숙 주무관은 "시골 지역의 특성 상 친척이나 지인들로 연결돼 있어서 개별 접촉을 해도 거부감이 적었다. 이분들을 대상으로 금연 패치 보급과 상담, 인센티브 제공 등을 적용했더니 주변 사람에게도 추천하며 확산이 돼 성과가 났다"고 말했다.


흡연율 상·하위 10개 지역

흡연율 상·하위 10개 지역



 비교적 손쉬운 건강 관리법인 걷기를 '하루 30분 이상 주 5일' 실천하는 사람은 2008년 50.6%에서 2016년 38.7%로 줄었다. 걷기 운동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은 강원 철원군(69.4%)과 서울 양천구(68%) 였다. 반대로 걷기 실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강원 정선군과 경남 거창군(17.6%)였다.

 걷기 운동은 지역 간 차이가 컸다. 강원 정선군은 흡연율이 두번째로 높으면서 걷기 실천율은 가장 낮았다. 강원 정선군의 조장명 보건소장은 "대체적으로 노인 분들이 많아서 건강 관리 점수가 낮게 나온게 아닐까 싶다. 보건소 직원들과 관련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위험 음주율은 2008년 18.4%에서 지난해 18.6%로 약간 늘었다. 지난 1년간 주 2회 이상 한자리에서 남자는 7잔(여자는 5잔) 넘게 술을 마셨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다. 폭음하는 비율이 높은 지역은 인천 옹진군(33.1%)과 경기 가평군(28%)인 것으로 조사됐다. 낮은 지역은 전남 신안군(7.4%)과 전북 김제시(9.7%)였다.
 
고위험 음주율 상·하위 10개 지역

고위험 음주율 상·하위 10개 지역

 
  금연·절주·걷기 세 가지를 모두 실천하는 사람은 2008년 이후 계속 줄고 있다. 2008년에는 건강생활 실천율이 35.3%였다가 2014년 29.6%, 2016년 27.1%로 낮아졌다.  
 
건강생활 실천율 상·하위 10개 지역

건강생활 실천율 상·하위 10개 지역

 
건강생활 실천율이 높은 건강 지역은 강원 철원군(51.9%), 서울 영등포구(51.3%), 서울 양천구(50.1%), 순이었다. 심인구 강원 철원군 보건소장은 "지역 특성 상 평야 지대이고 농림 면적이 커서 소득 수준이 높은 부농이 많다. 주민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야겠다는 욕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건강생활 실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강원 정선군(10.3%), 경남 거창군과 경북 의성군(11.1%) 순이었다.
 
백수진·이민영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