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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북 원유 공급 실제 가능할까

중앙일보 2017.04.19 11: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중국이 (예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북한에)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중국은 우리(미국)을 돕고 있다. 누구도 중국이 이렇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걸 본 적이 없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동안 대북 제재에 미온적이던 중국이 최근 북한산 석탄을 실은 화물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등 북한 옥죄기에 동참하는 듯한 모습에 대한 반응이다.  
 

중국, 관영 언론 통해 대북 원유 공급 중단 카드 만지작
환구시보 "중국사회, 북한 마지노선 넘으면 찬성표 던지길 원할 것"
트럼프 대통령 "중국이 달라졌다" 평가
전문가들 "레드라인 넘으면 중국 행동에 나설수 밖에"
기술적, 효과 측면에서 부정적 시각도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내에서 부쩍 대북 원유공급 중단 카드가 많이 거론되고 있다. 환구시보는 지난 12일 “북한이 ‘마지노선’을 또 넘으면 중국 사회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을 포함한 유엔 추가 제재에 찬성표를 던지길 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18일 사설에서는 “북핵 문제에서 중국과 미국의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북핵 문제를 무기한 끌고 갈 가능성은 급격히 감소했다”고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과 중국은 순망치한(脣亡齒寒ㆍ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혈맹관계였다”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뒷문을 열어 주곤 했던 중국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1960년대부터 자력갱생을 기치로 내건 북한도 국가운영의 원동력 중 하나인 원유만큼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원유공급을 중단할 경우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원유는 북한에겐 아킬레스건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실제 대북 원유중단 카드를 쓸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은 “중국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할 경우 원유공급 중단 카드를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 보유는 중국에게도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북한 핵개발을 중국이 방관했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원유공급 중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 2003년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참여를 꺼리자 수일간 대북 송유관을 잠근 적이 있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당시 중국은 송유관 점검을 이유로 들었지만 이는 대북 압박카드였다”며 “이후 북한이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2003년 8월 6자회담이 열렸다”고 전했다.
 
반면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말폭탄’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전직 당국자는 “1990년대 북핵문제가 처음 불거진 이후 중국이 이를 막으려고 마음 먹었다면 진작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대북 원유공급 중단 카드는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일종의 '쇼'일 수 있다. 조금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측면에서 중국이 실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견해도 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송유관을 오랫동안 잠글 경우 원유가 굳어져 관 자체를 더 이상 사용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중국이 제재 차원에서 원유공급량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북한과의 관계를 끊겠다고 결심하지 않는 이상 완전히 잠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하더라도 풍선효과로 인해 효과가 적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가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진행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논의 당시 북한의 최대 돈줄 중 하나인 북한 인력 해외 송출 금지에 반대했다. 러시아는 또 18일 “오는 8월 1일부터 북한을 비롯한 18개 나라 외국인들에게 30일간 유효한 전자사증(e-VISA)을 발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 노동자가 인터넷 신청만으로 30일간 러시아에서 일할 수 있는 길을 터준 셈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원유를 이용한 제재 카드가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 아닌 국제사회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용수ㆍ김록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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