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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원맨(one man)시대, 분열된다고?

중앙일보 2017.04.19 11:09
중국을 둘러싼 국제질서가 요동칩니다. 한반도가 대표적인 영향권입니다. 우리나라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불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미중정상회담은 끝났지만 아직도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시진핑 체제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출처: 바이두]

[출처: 바이두]

 

시진핑 권력 집중되어도 유연하고 투명
박근혜-최순실 같은 밀실결정 불가
사드 문제는 중국 군 개혁과도 맞물려
중국 경제 고통따라도 감내할 수준

현대중국학회(회장 정종호 서울대 교수)이 지난 14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2017년 춘계학술대회'를 열었습니다. '중국은 예측가능할까?'가 주제였습니다. 학계 많은 전문가들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후원사 자격으로 참가한 차이나랩이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출처: 차이나랩]

[출처: 차이나랩]

 
키노트 스피치
정종욱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원장(전 주중대사)
정종욱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원장 [출처: 차이나랩]

정종욱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원장 [출처: 차이나랩]

 
최근에 트럼프 정부에서 시리아 문제가 불거지고 호주 근해에서 군사훈련하려는 칼빈슨함을 다시 한반도 쪽으로 가게 하는 등 국제관계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어떤 상황이든 '미스 퍼셉션(misperception, 오해)'이 시작되면 그걸 고치기 힘들다. 상대의 의도와 관계없이 군사적 충돌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국제정치에서 쓰는 용어인데 시그널(signal)과 노이즈(noise)가 있다. 정확한 상대방의 전략적 의도가 '시그널'이라면 전략적 의도를 곡해하게 만드는 것이 '노이즈'다. 그런데 위기 상황에서는 종종 노이즈가 생긴다. 상대의 전략적 의도를 곡해하고 비합리적인 것이 지배를 한다.  
 
중국의 꿈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미 중국의 부흥은 오랜 꿈이었다. 제가 1998년에 김대중 정부 출범 직전에 장쩌민 당시주석을 베이징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벽 한 쪽을 가득 채운 매화 그림을 보았다. 철골생춘(铁骨生春)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장쩌민 주석이 이걸 설명해주었다.  
철골생춘을 소재로 한 매화그림 [출처: 바이두]

철골생춘을 소재로 한 매화그림 [출처: 바이두]

중국은 아편전쟁 이후 서양의 압제 속에서 인내의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이것을 뼈를 깎는 강철의 의지로 극복하고 겨울 지나면 봄이 되면 제일 먼저 피는 매화처럼 중국이 일어서고 있다. 
 
세계 강대국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시진핑 주석이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 역시 "이젠 정말 중국이 꽃을 피워야한다"는 것이었다. 중국이 어려움을 겪겠지만 저는 그것이 중국의 꿈을 좌절시키지는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런 모습은 바다에서 나온다. 미국이 19세기 해군력 건설을 통한 세계 패권 국가로서 등장했었다면 이제는 중국이 바다에서 제해권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2010년까지 제1도련(島連)의 제해권을 장악한 데 이어 2020년 제2도련까지 확대하며 2040년에는 미 해군의 태평양·인도양 지배를 저지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라운드 테이블
중국은 예측가능한가?
조영남 서울대 교수(오른쪽 두 번째) [출처: 차이나랩]

조영남 서울대 교수(오른쪽 두 번째) [출처: 차이나랩]

 
질문=시진핑 주석의 체제를 보면 1인에 권력 집중이 심각하다. 그런데도 중국은 불안정해보인다. 중국은 붕괴될까?  


조영남 서울대 교수=시진핑 등장 이후 중국의 불안정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시진핑 정부가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고 시진핑 암살 모의까지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시진핑 주석이 권력에 집중하면서 측근을 이용해서 정책을 개인적으로 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중국이 붕괴된다거나 불안정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중국 인민대회당 [출처: 바이두]

중국 인민대회당 [출처: 바이두]

제가 볼 때는 후진타오 시대에는 개혁이든 뭐든 너무 안 했다. 반면에 시진핑 시대는 뭔가를 하려고 한다. 그 차이가 크다. 그래서 국가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공산당, 국무원 등등 분산된 체제로는 좀 힘들다. 그래서 권력집중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보니 자연히 저항세력도 있고 파벌문제도 등장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 상황을 '불안정'하다고 할 것인가?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런 정도의 움직임으로 권위주의 체제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질문=시진핑 주석 혼자 다 결정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것은 맞는 이야기인가?
조영남 교수=아니다. 사드 이슈를 포함해서 중국의 주요 결정은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결정된다. 정치국이 결정기구이고 중국 외교부 등은 그 밑에 있는 관료부서이고 그 사이에서 영도소조가 조율을 한다. 중앙군사위원회는 결정기구이자 조율기구다.  

중국의 중요 결정은 상무위원에서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회의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내용이 공개가 된다. 시진핑이 개인 1인으로 집중하려면 공개도 안 하려고 할 것이다. 즉, 중국 현 체제 속에서는 마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과 같은 관계도, 밀실 속의 결정도 불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점은 중국의 결정은 정치국을 거쳐야 하고 표결을 한다는 점이다. 즉, 시진핑 개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 군대의 경우도 상무국의 주요 인원 25명 중에서 현역군인이 2명이다. 즉, 군(軍)은 하나의 제안을 할 수는 있어도 자기들 맘대로 몰고 갈 수는 없다. 그러므로 누구의 영향이 센 지 보기 보다는 조정기구의 결정을 잘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측근이라고 해도 이들은 다 공식기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뒤에서 밀실에서 정하는 게 아니다.  
 
질문=그렇다면 시진핑의 '스트롱맨 리더십'에 대한 모종의 합의가 있던 것이냐?
조영남 교수=그렇다고 본다. 최소한 중국 엘리트 내에 합의가 없으면 시진핑 체제는 불가능하다. 시진핑 주석이 지금 개혁하고 있는 것도 후진타오 집권 2기때 다 이야기가 된 것이다. 시진핑이 들어와서 갑자기 만든 것은 없다. 그 전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것이 시진핑 정부에서 성공한 사례도 있다. 중국 군 개혁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03년에 시도했다가 실패한 건데 시진핑 정부가 들어와서 집행해서 성공한 것이다.  
 
질문=사드 문제가 중국 내부 정치에서는 어떤 함의를 갖고 있나.  
조영남 교수=사드 문제는 미중간의 경쟁이 기본인데 중국의 국내 정치적 측면도 봐야한다. 시진핑 주석이 군 개혁카드를 꺼내든 이상은 사드 문제에는 강경하게 나갈 수 밖에 없다. 사드는 중국의 군 개혁과 맞물려 있다. 중국 군 개혁은 어마어마한 것이다. 이거는 덩샤오핑도 못했던 것이다. 국유개혁은 하다가 중단할 수 있는데 군 개혁은 국가 안위가 걸린 문제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중국 군 개혁과 사드는 사실상 맞물려 있다. [출처: 중국군사중심]

중국 군 개혁과 사드는 사실상 맞물려 있다. [출처: 중국군사중심]

그런 의미에서 보면 군 개혁을 외쳐놓은 시진핑으로서는 사드를 수용할 수 없다. 생각해봐라. 지금껏 중국 군의 장성들(별들)이 많이 날라갔고 군 조직도 7개로 나눠진 것을 5개로 재편했다. 엄청난 군 개혁 드라이브 속에 중국 군의 내부 불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사드에서 시진핑이 양보한다는 것은 중국 군 내의 반발을 불러온다.
 
시진핑이 군 개혁 동력을 확보하는 건 두 가지다.

첫째는 중국 주권, 영토 관련 절대 양보 없다.

둘째는 중국은 미국에 양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군 개혁 추진의 원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사드 이슈에서 밀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저는 시진핑 정부의 '임계점'을 보고 있는데 그 임계점은 시진핑의 개혁이 실패할 때다.  '군 개혁'이 핵심이다. 중국 국민들이 "시진핑 주석이 개혁을 한다더니 성과가 없다.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되면 바로 개혁 실패다. 그 정도로 군 개혁을 세게 내걸었기 때문에 그 입장이 사드에도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시 주석은 중국 내에서 지지도가 굉장히 높고 좋은 평가를 받는다. 시진핑의 현재 공식 타이틀만 12개다. 또 인적 쇄신을 세게 하고 있다. 중국에는 장차관급 인사가 3000명이 있는데 시진핑 이전에는 매년 처벌받는 인원이 5명 수준이었다. 이제는 매년 50명씩 처벌되고 있고 벌써 누적기준 200명이 처분을 받았다. 과장급 인사는 60만명인데 수 천 명이 처분당하고 있다. 이것은 시진핑 주석이 불안해서가 아니라 자신감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기업개혁은 리커창 총리가 맡았는데 시진핑 주석이 전면개혁영도소조까지 장악하면서 그립을 쥐었다.  
중국이 경제 개혁을 해서 실업자가 대량 발생해도 과거에 비해서는 저항이 적을 것으로 보여진다.[출처: 픽사베이]

중국이 경제 개혁을 해서 실업자가 대량 발생해도 과거에 비해서는 저항이 적을 것으로 보여진다.[출처: 픽사베이]

다만 개혁에서 고통도 따른다. 중국이 과잉생산을 줄이게 되면 그 과정에 600만명 규모의 실업자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데 저는 그것도 중국이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중국 국유기업 개혁을 세게 했을 때가 1992~1998년인데 그 때 중국 GDP가 1조 달러가 안 됐다. 근데 3500만명의 실업자가 나왔던 경험이 있다. 현재 중국 GDP가 11조4000억 달러로 과거에 3500만명의 실업자가 나왔을 때보다 경제가 11배 이상 커졌지만 실업자 예상발생수는 600만명으로 훨씬 적다. 즉, 경제 개혁을 해서 실업자가 대량 발생해도 과거에 비해서 저항이 적을 것으로 본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
중국의 부상은 상대적인 부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부지리의 부상이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의 실수와 실패에서 기인한다. 중국의 부상은 3번 있었다. 1번째는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번째는 2001년 9.11 테러, 그리고 3번째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다. 그리고 4번째 중국의 상대적 부상 시점이 이번에 온 듯 하다. 트럼프 때문이다. 그래서 트럼프의 부상에 중국이 슬며시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3번째까지는 중국이 어부지리의 부상을 했다면 4번째에는 중국이 미국과의 차별적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즉, '중국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차이니스 솔루션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왼쪽 두 번째) [출처: 차이나랩]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왼쪽 두 번째) [출처: 차이나랩]

왕윤종 가톨릭대 교수
 
중국이란 나라는 지금까지는 성공했는데 앞으로의 성공이 의문시된다. 그 이유는 포용적 정치체제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금융 분야다. 제조업이나 산업측면에서 1등 국가가 된 국가리도 금융 선진화를 못하면 2류 국가이다. 미국이란 나라는 지금 현재 전세계 금융시스템을 장악했다. 일본이 미국을 따라가고자 했으나 금융에서는 2류에 머물렀다. 금융에서 중국은 3류라고 생각한다. 이자율 조차도 자율화 못하고 자본은 여전히 콘트롤당한다. 환율 변동으로 제대로 못 가는 시스템이 과연 강대국될지 모르겠다. AIIB를 통해 거버넌스를 잡으려는 도전이 엿보이지만 이조차도 위안화가 국제화되지 못해 달러 의존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은 신뢰 기반 산업이다. 그런데 중국이 신뢰 구축을 할 수 있는 국가인지는 의문이다.  
왕윤종 교수(왼쪽 두 번째),전인갑 교수(맨 오른쪽) [출처: 차이나랩]

왕윤종 교수(왼쪽 두 번째),전인갑 교수(맨 오른쪽) [출처: 차이나랩]

전인갑 서강대 사학과 교수
 
중국은 모순 덩어리다. 그래서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서구적인 이론 체계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이 새로운 가치체계를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는 모택동과 등소평의 전통과 시진핑의 현재가 공존한다. 이 전통들은 충돌하는 것 같으면서도 충돌하지 않고 하나로 묶여 있다. 그게 중국이다. 한국인의 눈에는 모순적으로 보여도 중국에선 모순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중국인들의 독특한 사유 방식이다. 중국은 집권과 분권이 대립항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항상 집권 속에 분권이 있는 구조다.  
 
1840년 아편 전쟁 이후의 근대적 시스템도 현재 없어지거나 청산되지 않았다. 2000년간 이어져온 중국의 경험이나 유산은 지금도 강하게 연속된다. 따라서 중화인민공화국과 그 미래에 대한 이해는 장구한 중국사의 연속선 상에서 이해해야 한다.  
 
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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