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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를 ‘4차원’ 20대 표심

중앙일보 2017.04.19 02:56 종합 1면 지면보기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20대 유권자의 투표 의지가 뜨겁다. 투표 참여 의향을 묻는 본지 여론조사(15~16일)에서 20대 응답자 94.9%가 참여의 뜻을 밝혔다. 20대 유권자가 18일 한 대학교 앞에서 열린 대선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20대 유권자의 투표 의지가 뜨겁다. 투표 참여 의향을 묻는 본지 여론조사(15~16일)에서 20대 응답자 94.9%가 참여의 뜻을 밝혔다. 20대 유권자가 18일 한 대학교 앞에서 열린 대선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투표는 할 거다. 그런데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 의혹과 네거티브가 난무한다. 팩트가 확인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생각이다.”(충남대 신모씨, 27세)
 

95%가 “투표” … 58%는 “지지 후보 바꿀 수도”
‘20대=진보’ 공식 깨고 생활 속 이슈에 민감

“유력 후보 모두 기존 세력에서 배출한 인물이다. 큰 차별점을 못 느낀다. 현실적 대안을 많이 내놓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서강대 이모씨, 27세)
 
중앙일보가 50명의 20대 유권자를 상대로 심층 인터뷰를 했다. 이에 응한 두 유권자의 말이다.
 
역대 대선에서 평균을 밑도는 투표율을 기록했던 20대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투표 참여 의지가 강하다. 지지후보를 바꿀 가능성도 크다. ‘20대는 진보적일 것’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있고 “될 후보보다 뽑고 싶은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는 이도 많다. 속을 알기 어려운 ‘4차원’ 표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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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투표율을 예고하는 징후는 뚜렷하다. 심층 인터뷰에 응한 20대 중 48명이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의 15~16일 여론조사에서도 20대 응답자의 94.9%가 투표 참여 의향을 밝혔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현재로선 20대 표심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쏠려 있다. 본지 여론조사에선 20대의 45.8%가 문 후보를, 25.5%가 안 후보를 지지했다. 하지만 지지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가장 큰 세대이기도 하다. 한국갤럽 조사(11~13일 실시)에선 20대의 과반(58%)이 “상황에 따라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50대(30%)나 60대 이상(26%)과는 달랐다.
 
‘소신 투표’ 응답자도 눈에 띈다. 비유력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 상대적으로 많다. 본지 여론조사에서 다른 세대에 비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9.8%)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5%)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다. ‘20대=진보’라는 고정관념에도 균열이 생겼다. 심층 인터뷰 대상 중 26명이 스스로를 중도 또는 보수라고 정의했다. 실제 36개 대학이 공동으로 조사한 2016년 한국종합사회조사(KGSS)에서도 한·미 동맹,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에선 20대가 30·40대보다 보수적이었다.
 
이 같은 ‘복합 기류’가 맞물리면서 20대가 이번 대선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디지털 네이티브인 20대는 신문·방송이 아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을 보고 가치 판단을 내린다”며 “각종 변수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선거 당일까지 표심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범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도 “20대는 현실지향적이고 직관적인 경향을 보인다. 이념이나 경제지표 등 기존의 기준으로는 재단이 어려운 세대”라고 규정했다. 지난 대선의 승패는 108만496표로 갈렸다. 올 대선의 20대 유권자는 742만6000여 명이다. 
 
김민관·여성국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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