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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통령 요리사 모임에서 한국 볼 수 없는데… "

중앙일보 2017.04.19 00:01
“인도에선 남자가 주방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지 않아요. 그런데 난 어릴 때부터 주방이 좋았어요. 6남매 중 엄마를 돕는 건 늘 제 몫이었죠.”
 

인도 대통령 요리사 출신 카스투어 총주방장

밀레니엄 서울 힐튼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인도 뉴델리 애쇽 호텔의 카스투어 총주방장. 그는 인도 대통령의 요리사로 8년을 일했다. [사진 밀레니언 서울 힐튼]

밀레니엄 서울 힐튼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인도 뉴델리 애쇽 호텔의 카스투어 총주방장. 그는 인도 대통령의 요리사로 8년을 일했다. [사진 밀레니언 서울 힐튼]

3월 20일 오후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 초청으로 처음 한국을 찾은 애쇽(인도 뉴델리의 5스타 호텔)의 카스투어(Kasture·53) 총주방장 말이다. 남녀차별이 극심한 인도에서 요리는 여성의 일이다. 집밖 식당의 요리사도 여성의 직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그는 이런 인도사회의 편견을 물리치고 요리사가 됐고 인정받았다. 대통령의 전속 요리사로 8년간 일하면서 2명의 대통령을 모셨다. 
 
이명박 대통령(오른쪽)과 프라티바 파틸 인도 대통령. [중앙포토]

이명박 대통령(오른쪽)과프라티바 파틸인도 대통령. [중앙포토]

요리사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그는 요리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19살 나이에 요리학교에 진학했다. 졸업 후 항공사와 호텔에서 기내식 개발과 VIP출장연회를 담당하던 그는 2007년 인도 12대 대통령(2007~2012년)이자 첫 여성 대통령인 프라티바 파틸의 연회를 담당하는 전속 요리사로 발탁됐다. 파틸 전 대통령과 고향이 같다는 점이 결정적 이유였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출신. 이곳은 콩이 많이 나는 지역이다. 입맛이 까다로운 파틸 전 대통령은 평소 "손님을 접대할 땐 손님이 좋아하는 요리로 대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연회가 자주 열렸고 카스투어 총주방장도 분주했다. 인도에선 대통령 전속 요리사의 임기가 보통은 3년, 길어도 5년이지만 그는 총 8년을 일했다. 파틸 전 대통령의 5년 임기에 이어 13대 대통령인 프라납 무커지(2012~현재)의 전속 총주방장으로 3년을 더 일했다. 무커지 대통령은 실용적인 성격처럼 입맛도 무난한 편이라고.
인도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궁인 라슈트라파티에서 프라납 무커지 인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인도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궁인 라슈트라파티에서 프라납 무커지 인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인도 대통령의 전속 총주방장에겐 자동적으로 또 하나의 자격이 주어진다. 바로 세계 대통령 요리사의 모임(The Club des Chef des Chefs)의 회원이 되는 것이다. 1977년 프랑스에서 시작한 이 모임엔 현재 영국·중국·미국·스위스·이탈리아·모나코 등 22개국의 현직 대통령 요리사가 가입돼 있다. 모임에 소속된 요리사는 자국 대통령이 회원국에 방문할 때 대통령이 선호하는 음식이나 식문화를 교류하는 실무 채널의 역할을 한다. 현직 대통령의 요리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직 요리사로서의 임기가 끝난 후에도 기존 회원(x-member)의 자격으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카스투어 '애쇽' 호텔(인도 뉴델리) 총주방장. 그는 인도 대통령의 요리사로 8년을 일했다. [사진 밀레니언 서울 힐튼]

밀레니엄 서울 힐튼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카스투어 '애쇽' 호텔(인도 뉴델리) 총주방장. 그는 인도 대통령의 요리사로 8년을 일했다. [사진 밀레니언 서울 힐튼]

"아직까지 한국 대통령의 요리사는 모임에 참여한 적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만약 앞으로 대통령의 요리사가 원한다면 제가 다리 역할을 해 회원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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