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亞선수권 銀 정상은 "中 선수 다시 만나도 자신있게..."

중앙일보 2017.04.16 20:35
16일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경기에 임하는 정상은. [ITTF]

16일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경기에 임하는 정상은. [ITTF]

 
"한번 더 붙으면 더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2000년 김택수 이후 17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남자 개인전 은메달
재중동포 출신...슬럼프 딛고 출전한 대회에서 세계 1위도 격파

 
16일 아시아탁구선수권 결승전을 마친 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 찼다. 중국 우시에서 열린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세계 2위 판젠동(21)에게 0-3으로 패해 은메달을 딴 정상은(27·삼성생명)은 "결승 경기는 아쉬웠지만 부족한 점이 뭔지도 알았다. 승패는 뒤바뀔지 몰라도 내용적인 면에선 더 좋은 경기를 했을텐데…"라고 말했다. 
 
정상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선수다. 32강전에서 세계 1위 마룽(29)을 3-1로 누르고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마룽은 "정상은이 준비를 잘 했다. 실수가 많았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또 결승에 앞서 치른 준결승에선 세계 13위 니와 고키(일본)를 맞아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세 세트를 내리 따내면서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5세트에서도 6-10으로 밀리다가 내리 5점을 내고 듀스 접전 끝에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정상은은 2000년 대회에서 김택수 현 남자대표팀 감독이 은메달을 딴 뒤 17년 만에 이 대회 남자 개인전 최고 성적을 냈다.
 
재중동포 출신인 정상은은 2007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남자 개인전 우승을 하는 등 한동안 한국 탁구의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성인 대표팀에선 번번이 정영식(미래에셋대우), 이상수(국군체육부대) 등에 밀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은메달 외엔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던 정상은은 한동안 슬럼프에도 빠졌다. 국제 대회에도 나서지 않아 세계 랭킹에서도 현재 빠져 있다. 
 
그러나 절치부심 끝에 지난 2월 탁구 대표 선발전에서 전체 4위에 올라 대표팀 본진에 발탁된 뒤에 다시 떴다. 정상은은 "어깨 부상을 겪으면서 재활을 꾸준하게 했다. 아시안게임 후에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생각을 바꾸면서 마인드 컨트롤도 했다"고 말했다. 평소 "누구와 만나도 주눅들지 않는다"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 당당한 플레이로 중국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마룽하고 할 땐 과감하게 하려고 했다. 기에서 눌리지 않고 패기있게 맞섰다. 두려움보다는 도전 정신을 갖고 맞대결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 생각대로 경기가 잘 풀렸다.
 
준결승전도 마찬가지였다. 정상은은 "5세트에서 6-10으로 지고 있어도 8-10을 만들면 해볼 만 할 거라고 생각했다. 크게 지고 있는데도 느낌이 좋았다"면서 "어떻게 보면 슬럼프를 극복하고 자신감이 생기니까 그런 마인드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소속팀 삼성생명의 이철승 감독은 "한번 집중해서 터지면 정말 무서운 선수가 정상은이다. 그 특징이 이번에 나왔다"고 말했다.
 
정상은은 좋은 결과를 내고도 스스로 "아직 완벽하지 않다"며 겸손해했다. 그는 "기술적인 면에서 좀 더 한단계 올라가야 한다. 그러려면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면서 "드라이브 공격을 더 극대화시키기 위한 기술을 더 연마하고, 컨디션 조절을 잘 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서 힘도 더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자신감은 그에게 큰 자산이 됐다. 그는 "예전에는 경험이 부족해서 안 풀렸지만 이젠 경험도 생겼다. 좀 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상은은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세계 3위 쉬신과 개인전에서 패배를 안긴 세계 2위 판젠동과의 재대결에 대한 기대감도 다시 드러냈다. "다시 한번 더 붙고 싶다"는 그는 "다음에 다시 대결하면 갖고 있는 거를 더 당당하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16일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 준결승 경기 장면.  [유투브]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