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권위, 신연희 강남구청장 비판 유인물 수거는 "표현의 자유 침해"

중앙일보 2017.04.16 14:59
[사진 뉴시스]

[사진 뉴시스]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주민센터 동장이 수거한 것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판단했다. 또 인권위는 세곡동주민센터의 지도·감독기관인 강남구청장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센터 전 직원들 인권교육을 실시를 권고했다.
 
16일 인권위에 따르면 세곡지역주민연합회는 지난해 3월 14일 '주민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인쇄물 약 1만부를 세곡동 아파트 우편함에 배포했다. 이 인쇄물에는 강남구청에서 개최한 당시 세곡동 현안사항인 교통망 확충과 지하철역 건설 등에 관한 회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인쇄물을 받지 못했다는 주민들이 많아 아파트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를 확인한 결과, 이튿날 오후 5시 30분쯤 세곡동주민센터 직원 2명이 아파트에 들어와 인쇄물을 수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거량은 전체 17개 단지 중 7개 단지에 배포된 300여장이다.
 
세곡지역주민연합회 회장인 정모씨는 "주민센터 직원들의 인쇄물 수거 행위는 주민들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현주건조물 침입과 절도 등 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그러나 이씨는 "세곡지역주민연합회가 비방할 의도로 특정인의 실명과 직업을 거론하며 주민 간 편을 가르는 듯한 인쇄물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해 갈등과 반목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인권위는 "인쇄물 배포 현황과 내용을 확인하려면 인쇄물이 꽂힌 우편함과 인쇄물 자체를 사진 촬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라며 "지역 주민들의 동의 없는 인쇄물의 임의 수거 행위는 증거수집 범위를 넘어 배포 과정에 개입해 이를 차단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인쇄물 내용 일부에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구청장의 독선적 행정을 비판하고 지역주민에게 호소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여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있는 인쇄물이라 할 수 있다"고 봤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