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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80년 전두환·노태우 지시로 박근혜 증권, 반 트럭분 환수”

중앙일보 2017.04.15 02:30 종합 2면 지면보기

안병호(75·예비역 육군 중장·육사 20기·사진) 전 수방사령관이 월간중앙 5월호와의 인터뷰에서 “보안사령관 비서실장 시절인 1980년 가을 노태우 보안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당시 박근혜가 보유했던 거액의 증권과 채권을 회수해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러곤 “자금 규모를 당시 파악하지 못했지만 ‘카운트리스(countless·셀 수 없는)’한 거액임에는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 자금은 10·26 당시 전두환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장이 김계원 대통령 비서실장의 집무실에서 발견,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줬다는 9억5000만원과는 별개의 자금이다.
 
안 전 사령관은 “80년 가을부터 약 3개월간 당시 성북동 안가에 머물던 박근혜를 설득해 1t 타이탄 트럭 절반 분량의 증권과 채권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3개월간 일주일에 두세 차례씩 모두 30차례 정도 안가를 방문해 반납을 강하게 거부했던 박 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회고했다. 노태우 보안사령관에게 자금 환수를 지시한 것은 전두환 대통령이었다고 한다.
 
“공화당 5인이 기업서 기증·헌납 받아”
 
안 전 사령관은 자금의 성격에 대해 “3공 시절 윤치영·백남억·김진만·김성곤·길재호 등 공화당 핵심 5인이 주축이 돼 만든 ‘박정희기념사업회’가 조성해 둔 자금”이라고 설명했다. 공화당 재정위원장을 지낸 쌍용그룹의 김성곤이 핵심 역할을 했으며 여러 기업으로부터 주식과 채권 등의 형태로 기증 또는 헌납받았다는 것이다. 자금은 고위 공직자인 K차관을 거쳐 청와대로 전달됐다고 한다.
 
안 전 사령관은 75년 보안사가 서울지구 506부대(당시 서소문 소재)에서 최태민을 신문한 사실도 공개했다. 김재규 부장의 중앙정보부가 조사했다고 알려진 76년보다 앞선 시점이다.
 
보안사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올렸지만 “최 목사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다”는 딸(박근혜)의 읍소(泣訴)에 박 대통령도 더 이상 추궁하지 못하고 이를 덮어야 했다고 한다. 김 부장의 최태민 조사 추이와 유사한 결과가 보안사 조사에서도 벌어졌던 셈이다.
 
인터뷰는 김준범(국방홍보원장 역임) 전 중앙일보 기자의 오랜 설득 끝에 이뤄졌다. 4시간에 걸친 인터뷰에서 안 전 사령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와 큰딸 박근혜가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소원해진 계기도 밝혔다. JP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첫 부인 김호남(1920년 생)이 낳은 딸 박재옥(1937년 생)을 육 여사 몰래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부터라는 것이다. 박재옥은 열세 살에 어머니와 헤어지는 바람에 그 후 친가·외가, 사촌오빠 박재석, 사촌언니 박영옥(JP의 부인)의 집 등을 전전하다가 한때는 계모인 육 여사 집에 들어가 생활했다. 이때 박정희의 부관으로 있던 한병기(85·전 유엔·캐나다대사)와 결혼하는 과정에서 JP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안 전 사령관은 “JP의 이런 처신이 JP와 육영수·박근혜 불화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안 전 사령관은 하나회가 93년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의해 처음 해체된 게 아니라 81년 전두환 대통령 취임 직후 하나회에 위협을 느낀 전두환의 지시로 공식 해체됐다는 일화 등도 털어놨다. 
 
한기홍 월간중앙 선임기자 glutton4@joongang.co.kr 사진=김준범
 
※안병호 전 수방사령관의 인터뷰 전문은 4월 17일 발간되는 월간중앙 5월호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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