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권에 ‘사드 반대’ 외친 우다웨이…文측에 “중국, 한국 대선 기대”

중앙일보 2017.04.11 19:01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11일 대통령 후보들과 캠프 핵심 인사들을 연쇄적으로 만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 정부 입장을 전달했다. 한국에서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한반도 ‘4월 위기설’이 퍼지는 등 민감한 시기에 방한한 우 대표는 한국의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서도 거침이 없었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11일 대통령 후보들과 캠프 핵심 인사들을 연쇄적으로 만났다. 전민규 기자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11일 대통령 후보들과 캠프 핵심 인사들을 연쇄적으로 만났다. 전민규 기자

 

우다웨이, 대선 후보-캠프 핵심들과 잇따라 회동
유승민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 중국 안보주권 침해”

 
우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송영길 의원을 만나 “우리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 배치하는 것을 일관되게 반대해왔다”며 “솔직히 말하면 (사드 배치를) 결정한다는 것은 한국 측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뒤 “우리는 이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런 면에서 우리는 이번 한국 대선에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선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한국 취재진 앞에서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송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누가 되든 특정한 것을 넘어서 정부가, 정책이 변화가 되기를 (중국 정부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만나서는 “사드 문제에서 중국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엑스밴드 레이더”라며 “만약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중국 국토의 절반이 엑스밴드 레이더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 내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으로 (중국의) 전략적 안보이익에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없애면 사드 배치가 필요 없지 않겠느냐”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해 중국이 선도적으로 강하게 (역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우 대표는 “우리도 제재하고 있지만, 더 강한 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삼았던 국민의당은 최근 안철수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뒤 당론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대통령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우 대표와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조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유 후보는 “한ㆍ중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양국이 차이가 있는 점에 관해서는 서로 빨리 이해를 하고, 지금 경제적으로 중국이 한국에 취하는 여러 조치들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해결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어떤 다른 무엇보다 제가 국회 전임 국방위원장 했는데, 사드는 순수하게 우리 자위권 차원에서 방어용 무기이기 때문에 중국이 오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사드 문제와 한ㆍ중간 경제협력 문제는 분리돼서 한ㆍ중 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는 조찬이 비공개로 전환 뒤에는 “안보는 죽고 사는 문제”라며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는) 안보주권과 국방주권 침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선제타격은 북한이 남한 혹은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핵미사일 공격이 임박한 징후나 증거가 발견될 때 하는 것”이라며 “선제타격을 갖고 과장해 우리 국민이든 국제사회든 불안하게 하지 말라”고 우 대표에 강조했다고 유 후보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 우 대표는 “사드 시스템은 한국 것이 아니라 미국 것”이라며 “그래서 중국은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거듭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19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지낸 유 후보는 2015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원내대표 시절 정부가 사드 문제에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때 직접 나서 사드 배치를 주장했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사드 포대의 추가 배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유 후보와 우 대표의 조찬에는 현재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의원도 참석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우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심 후보는 “사드 배치 재검토와 별개로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은 성급했다”며 “사드 때문에 한국 기업과 한ㆍ중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허진·위문희·안효성 기자 bim@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