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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중동의 경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중앙일보 2017.04.11 07:00
64.4%
중국의 석유 수입 의존도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위 석유 소비국이자, 세계에서 가장 석유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그런가 하면 산유국이기도 하다. 헤이룽장(黑龍江)성, 산둥(山東)성 등에 유전이 있다. 멀리 티베트 지역에도 상당량 매장되어 있다.

석유 수입의존도 갈수록 높아져
최대 미국 석유 수입국으로...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역학 변동 요인

 
그렇다고 자족 수준은 아니다. 중국 국유 석유회사인 CNPC의 경제기술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은 석유 수요량의 약 64.4%를 해외에서 들여왔다. 이 연구소는 2020년까지 석유 수입의존도가 7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석유 소비량은 약 5억5600만t에 이르렀다.
 
다칭의 한 아파트에 들어선 산유 시설. 다칭은 도시 자체가 유전이다. [사진 차이나랩]

다칭의 한 아파트에 들어선 산유 시설. 다칭은 도시 자체가 유전이다. [사진 차이나랩]

국제 석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내 생산량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가장 큰 산유 지역인 다칭(大慶)유전의 경우 작년 생산량은 3656만t으로 전년보다 183만t 줄었고, 산둥성의 성리(勝利)유전은 2390만t으로 320만t 감축했다. 국제 유가가 낮은데 굳이 높은 생산비 들여 국내 석유 파낼 이유가 없다는 게 중국 생각이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순수입국이 된 건 지난 2012년이다. 그 후 해마다 늘어났다. 중국해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석유 수입량은 3억8100만t에 달해 전년보다 13.6% 늘었다. 2010년이후 가장 높은 증가 폭이다. 주로 중동에서 들여오고, 아프리카와 남미에서도 일부 수입한다. 최근에는 중앙아시아 등으로 도입선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중동산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중국의 석유 수입 노선 [자료 브루킹스 연구소]

중국의 석유 수입 노선 [자료 브루킹스 연구소]

중국의 석유 수입 증가는 글로벌 정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셰일가스 개발로 중동 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인 미국은 중동 개입을 줄여나가는 반면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중국에 영향력을 높여가야 할 처지다. 중국이 '중동의 경찰' 역할을 맡게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중국은 미국산 석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월 미국 원유 808만 배럴을 수입했다. 이는 지난 1월 수입량 200만 배럴의 4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그동안 미국 원유 최대 수입국이었던 캐나다 수입량을 앞지른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감산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중국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의 석유 역학이 글로벌 정세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동인이 될 수도 있다.
 
차이나랩 한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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