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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농협, 미국 월마트 뚫은 비결은

중앙일보 2017.04.11 01:00 종합 21면 지면보기
10일 안동시 서안동농협 풍산김치 공장에서 직원들이 김치를 버무리고 있다. 이 김치는 상황버섯 추출물을 이용해 아삭한 식감을 오래 유지한다. [안동=김정석 기자]

10일 안동시 서안동농협 풍산김치 공장에서 직원들이 김치를 버무리고 있다. 이 김치는 상황버섯 추출물을 이용해 아삭한 식감을 오래 유지한다. [안동=김정석 기자]

10일 오후 경북 안동시 풍산읍 서안동농협 풍산김치 공장. 200여㎡ 크기의 작업장 안에 20여 명의 직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직원들은 배추 사이사이에 양념을 채워 넣거나 속이 채워진 배추를 야무지게 뭉쳐 포장하고 있었다. 안동 풍산김치는 올해부터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Walmart)의 자회사인 샘스클럽(Sam’s Club)에 김치를 수출하게 됐다. 풍산김치는 지난해 12월 맛김치 2.7t을 시범적으로 미국에 수출해 호평을 받았다. 이후 본격적인 수출에 나서 올 4월까지 총 17t을 수출했다. 류도경 공장장은 “그 국가의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요구하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미국에선 대용량 상품, 일본에선 소포장 상품 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서안동농협, 지난해부터 김치 수출
미국 1.5㎏ 대용량, 일본 300g 포장
국가 맞춤 전략 주효 … 9개국서 판매
합천, 양파라면 등 LA 수출길 열고
문경, 오미자 음료 말레이 진출도

미국 전역에 64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세계적 유통업체를 공략하는 핵심은 치밀한 시장 분석과 품질 관리였다.
 
풍산김치는 1999년 10월 일본서 처음 수출길을 열었다. 이후 지자체 지원 아래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 국외 판촉행사 등에 수시로 참가하며 수출국 다변화를 추진했다. 미국·영국·인도네시아 ·캐나다 등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해 지난해 말 기준 9개국에 397t, 118만 달러 상당의 김치 수출 성과를 냈다.
 
풍산김치가 국외로 눈을 돌린 이유는 국내 시장의 경쟁 심화와 김치 시장의 세계적 성장이 맞물리면서다. 국외 시장에 뛰어들기에 앞서 전략을 구상해야 했다. 우선 풍산김치는 시장을 세분화해 국가별로 ‘표적’을 설정했다. 중국에선 프리미엄 상품을 내세워 부유층을 겨냥했다. 미국에선 1.5㎏들이 포기김치 제품을 선보였고 일본에선 한 끼 식사에 오를 300g들이 소포장 김치 제품을 내놨다.
 
철저한 품질 관리와 특화된 제조법은 기본이었다. 풍산김치는 수출용 김치가 제조 후 금방 소비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극복하는 특별 제조법을 개발했다. 상황버섯 추출물을 이용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게 했다. 전혀 새로운 소비자층을 노리는 대담함도 보였다. 기존 국외 김치 시장은 한인 밀집 구역에 몰려 있었다. 하지만 풍산김치는 한인 시장 위주에서 현지 대형 유통업체 입점에 중점을 뒀다. 앞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 소비자들에게도 풍산김치를 선보일 계획이다.
 
농수산물 가공제품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문경 오미자청.

농수산물 가공제품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문경 오미자청.

풍산김치처럼 해외 시장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는 농산물 가공업체가 늘고있다. 경북 문경에선 올해 처음으로 말레이시아로 오미자 가공식품을 수출한다. 계약 규모는 12개월간 총 24만 달러다. 수출 품목은 오미자청과 오미자 식초음료, 파우치 음료 2종류다. 수출을 맡은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은 말레이시아 수출과 함께 이슬람권 수출의 관건인 할랄 인증도 추진 중이다. 이 조합 박종락 대표는 “영농조합의 시장 개척단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을 노크하고 있다”며 “지난해 스타벅스 코리아에 오미자음료를 출시한 경험으로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수산물 가공제품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합천 양파라면.

농수산물 가공제품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합천 양파라면.

경남 합천군에선 지난해 11월 지역 농산물 가공식품 6개 품목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장에 처음 진출시켰다. 합천유통㈜과 율곡농협, 합천생약이 만든 양파라면·야콘즙 ·우엉차 등 4.8t 분량이다. 합천군은 이를 계기로 미국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안동·문경=김정석 기자 kim.jungseok@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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