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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폐활량 넓히세요, 배낭 메고 세상 누비는 ‘스토리 노마드’

중앙일보 2017.04.11 01:00 종합 23면 지면보기
손관승씨는 “전공이든 일이든 잘해야 재미있고, 재미있어야 오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문규 기자]

손관승씨는 “전공이든 일이든 잘해야 재미있고, 재미있어야 오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문규 기자]

그는 낡은 트렌치코트에 큰 배낭 하나를 메고 나타났다. 목소리와 걸음걸이는 마치 청년처럼 활력이 넘쳤다. 자신을 “스토리 노마드”라고 소개하는 그는 손관승(58)씨.
 

기자·CEO·교수 출신 손관승씨
“직업 사라지자 ‘직’ 아닌 ‘업’ 보여
자신을 스토리텔링 할 줄 알아야”
자유로운 삶 그린 『투아레그…』출간

요즘 칼럼니스트와 작가, 강사로 활동하는 손씨의 과거 경력은 화려하다. 기자·CEO·대학교수를 두루 거쳤다. 그는 20년 넘게 MBC 기자로 일하면서 베를린 특파원, 국제부장, ‘100분 토론’ 부장 등을 지냈다. 베를린 특파원 재직 시절인 2000년대 초반엔 『디지털 시대의 엘리트 노마드』를 펴내 국내에 ‘디지털 유목민’ 바람을 몰고 왔다. 2010~2013년엔 iMBC 사장을 역임했고, 퇴임 후엔 세한대와 중앙대 강단에 잇따라 섰다. 현재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중재위원직을 빼면 올 2월부터 완전한 프리랜서가 됐다”고 말했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고, 해야 할 일’을 쫓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명함이 사라지자, 직(職)이 아닌 업(業)이 보였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직’은 연봉·법인카드·인사평가 등이다. 조직 안에서만 힘을 발휘할 뿐, 그 자리를 떠나는 순간 사라진다. 반면 ‘업’은 경험·네트워크·아이디어와 같은 무형자산이다. 조직의 후광 없이도 일할 수 있는 것이 ‘업’의 힘이다. “업을 업(UP) 시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자신이 최근 펴낸 『투아레그 직장인 학교』(새녘출판사 펴냄·사진)에 담았다. ‘투아레그’는 사하라 사막 주변에 사는 유목민족으로, 직장인들이 상상하는 ‘자유로운 삶’을 상징한다.


“자신을 스토리텔링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저는 이걸 ‘파·스·텔’ 정신이라고 이름 붙였어요. 즉, 파워 스토리텔링 정신이자, 그림도구인 파스텔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만드는 거죠. 우리는 남 이야기는 잘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건 낯설어 해요. ”
손관승씨는 “전공이든 일이든 잘해야 재미있고, 재미있어야 오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문규 기자]

손관승씨는 “전공이든 일이든 잘해야 재미있고, 재미있어야 오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문규 기자]

 
손씨 스스로도 ‘나를 스토리텔링’하기 까진 쉽지 않았다. ‘탈(脫)명함’ 인생이 된 그 앞에는 새로운 인생이 펼쳐졌다. 2013년 iMBC 사장직에서 퇴임한 뒤에 있었던 일이다.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온 한 지인이 처음엔 ‘뵙고 싶다’고 하더니 ‘퇴직하고 집에 있다’는 말에 전화를 황급히 끊고는 그 뒤로 연락이 없었어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발자취를 따라간 이탈리아 여행이 그에게 새 삶을 열어줬다. 그는 “렌터카를 몰고 여행을 다녔는데, 타이어가 펑크가 났어요. 그 타이어가 마치 지금의 나 같아서 서글퍼졌지만, 이내 ‘타이어를 새 타이어로 교체하면 되듯이 내 삶도 새롭게 시작하면 되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4주 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괴테와 함께한 이탈리아 여행』을 펴냈다. 그 후 중앙SUNDAY의 ‘수퍼 시니어’ 등 신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칼럼을 연재했다. 요즘엔 전국의 기업·공공기관 등에 희망을 전파하는 강연을 다닌다. 그는 “내가 지나온 길 밑에 답이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귀하게 여기세요. 지금 걷고 있는 길 밑에 보석이 있어요. 그 발밑을 파면 꿈의 폐활량을 넓힐 수 있어요.”
 
글=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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