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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전74기 … 가르시아, 생애 첫 메이저 왕관

중앙일보 2017.04.11 01:00 종합 25면 지면보기
갤러리의 환호 속에 그린 재킷을 입고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세르히오 가르시아. [오거스타 AP=뉴시스]

갤러리의 환호 속에 그린 재킷을 입고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세르히오 가르시아. [오거스타 AP=뉴시스]

지난 1999년 4월 마스터스가 열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연장 끝 로즈 꺾고 마스터스 우승
메이저 준우승만 4차례 ‘새가슴’
이번 대회선 끝까지 집중력 보여
“우상인 세베 생일에 우승해 영광”

19세의 아마추어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는 인터뷰실인 버틀러 캐빈(Butler Cabin)에서 그린 재킷의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가르시아는 처음으로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공동 38위)을 거뒀다. 챔피언이 입장하는 순간 가르시아는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챔피언은 스페인 출신이자 그의 우상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51)이었다. 가르시아는 선배 올라사발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말겠다”며 의욕을 다졌다.
 
그로부터 18년이 흘렀다. 가르시아는 10일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끝난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마침내 ‘메이저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했다. 합계 9언더파로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저스틴 로즈(37·잉글랜드)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생애 첫 메이저 정상에 올랐다.
 
그는 74번째 도전 만에 마침내 메이저 우승의 꿈을 이뤘다.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 4차례를 포함해 톱10에 22차례나 들었지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1999년 대회 당시 올라사발은 또다른 ‘스페인의 전설’ 세베 바예스테로스로부터 “당신이 최고 선수”라는 응원 메시지를 받고 두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다. 가르시아도 우상인 고(故) 바예스테로스를 기리는 마음으로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가르시아는 선두를 1타차로 추격하던 15번 홀(파5)에서 극적인 이글을 잡아내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스터스 452홀 만에 나온 첫 이글이었다. 로즈가 15번, 16번 홀 연속 버디를 낚아 달아났지만 다음 홀에서 보기를 범한 탓에 다시 가르시아와 9언더파 동타가 됐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연장 첫번째 홀 경기. 로즈가 보기를 범한 것을 확인한 가르시아는 4m 거리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3세 때 투어 프로였던 아버지 빅터 가르시아에게 골프를 배웠던 가르시아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뒤늦게 골프인생의 꽃을 활짝 피웠다. 그는 1996년 16세의 나이로 디 오픈에 출전하면서 ‘골프 신동’으로 주목 받았다. 그러나 그는 샷을 할 때 마다 20~30차례나 왜글(클럽을 앞뒤로 흔드는 행동)을 하는 등 슬로 플레이로도 악명을 떨쳤다. 가르시아는 “세베의 60번째 생일날 우승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테니스 스타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다니엘라 한투호바(슬로바키아) 등과도 염문을 뿌렸던 그는 미국의 골프채널 리포터 출신 앤절라 애킨스와 올해 결혼할 예정이다. 안병훈(26·CJ대한통운)은 5오버파 공동 3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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