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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운의 재테크뎐] 주식 대박 타이밍? 그런 건 없다

중앙일보 2017.04.11 01:00 경제 7면 지면보기
요즘 지인을 만나면 “지금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시기인가”란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약 30년간 투자운용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런 물음에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한다. 실제로 정확한 투자 시기를 포착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알아내려고 한다고 해서 알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추이, 예측 통한 수익창출
펀드매니저도 성공률 50%
장기·분산 투자로 위험 최소화
적절 수익 얻는 게 올바른 투자

흔히 주식 자산에 장기 투자하면 예금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1980년에 1000만원을 코스피와 예금에 투자했다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투자자는 2억6000만원, 예금 투자자는 1억2000만원을 손에 쥐게 된다. 배 이상 차이 난다.  
 
하지만 이 기간 코스피의 연중 최대 손실률이 56%, 최대 이익률은 107%에 이를 만큼 변동성이 크다.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예금과 비교해 높은 위험을 부담하는 행동이다.
 
일반 투자자는 변동성에 대한 고려 없이 투자 시점을 잘 잡아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싶은 욕구가 강할 것이다. 투자 시기만 잘 선택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곤 한다.  
 
그러나 현실 투자는 다르다. 통계는 정반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펀드 시장의 자금 유출입과 코스피 수익률 동향을 보면 수익률이 가장 좋은 시기에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고 수익률이 가장 안 좋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빠져나감을 알 수 있다. 지난 14년간(2003~2016년) 펀드의 누적 수익률(시간 가중 수익률)은 261%이고 펀드에 투자한 일반 고객의 수익률(금액 가중 수익률)은 141%에 그치고 있다.  
 
펀드 투자자가 타이밍을 고려해 펀드를 사고팔았지만, 오히려 비싸게 사서 쌀 때 팔고 있다. 이런 현상은 펀드시장이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13년간 연평균 29%의 수익률을 올려 ‘월가의 전설’이 된 피터 린치의 마젤란 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도 절반 이상이 손실을 봤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많은 학자가 주장하는 주식시장의 ‘랜덤워크 이론’에 따르면 시장은 기초 가치를 그때그때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해서 시장보다 우월한 수익률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과거 주가의 추세, 이익의 예측을 통해 초과 이익을 얻으려는 노력은 모두 허사라고 한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의 경우 1940년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상승한 날은 52.6%, 하락한 날은 47.4%이다. 코스피의 경우에도 80년부터 분석해보면 주가가 상승한 날은 51.2%, 하락한 날은 48.7%다. 내일의 시장을 예측하는 ‘마켓 타이밍’ 투자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명확하다.
 
행동재무학에선 ▶과도한 자신감(나는 시장수익률 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 ▶왜곡된 판단(나만이 시장의 패턴을 알아냈다고 믿는 것) ▶군집 행동(남들이 투자하는 곳에 나도 따라 투자하는 행동) ▶위험 회피(투자 손실이 발생할 때 더 손해 보기 전에 팔아야지 하는 생각) 등의 이유로 투자자들은 ‘오르면 사고, 내리면 파는’ 투자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원래 하고자 했던 매매 방식과 거꾸로 간다는 것이다.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마켓 타이밍을 잘 포착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 또 심리 상태에 따라서도 판단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이제 다시 “지금 국내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시기인가”란 질문에 답을 하고자 한다.
 
단기간에 주식시장이 오를지 내릴지 맞힐 수 있는 확률은 투자 전문가라고 해도 평균 50%에 불과하다. 시장 수익률을 온전히 나의 수익률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켓 타이밍에 의존한 투자보다는 수익률의 위험(변동성)을 최소화하고, 적절한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분산·비용 절감을 고려한 투자가 더 쉽고 올바른 투자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투자(Investment)란 장기간에 걸쳐 합리적으로 예측되는 수익(배당·이자·임대 수입)을 얻기 위한 행동이다. 단기적이며 요행을 바라는 투기(Speculation)와 철저히 구분해야 한다.
 
박희운 삼성자산운용 자산배분전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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