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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적자 기업 회생 비결은 직원 창의력 제고, 소통 유도"

중앙일보 2017.04.11 00:02 5면
인스코비 유인수 대표

경영 어려워도 사람 중시
꿈·비전을 원동력 삼아
바이오·IoT가 미래 먹거리



인스코비 유인수 대표

인스코비 유인수 대표

‘위기를 기회로!’. 많은 사람이 쉽게 내뱉는 말이지만, 위기 앞에서 기회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할 수 있다는 신념, 구성원의 노력과 경영자의 위기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스마트그리드·통신·바이오 사업을 하는 코스피기업 인스코비는 대규모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 올 1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기업 유인수(55·사진) 대표의 과감한 경영 전략 덕분이다. 


그는 최근 3~4년 동안 ‘사업부 구조조정’을 했다. 스마트그리드 사업의 발주 물량이 줄어 적자 폭이 커지자 중·저가폰인 알뜰폰 사업자와 합병해 안정적으로 자금을 유통시키고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IoT 산업에 투자했다. 그의 경영자 이력에서 부실 기업을 흑자 전환시킨 것만 세 번째다.
 
유 대표는 요즘 흔한 말로 ‘흙수저’ 출신이다. 부유했던 집안이 부도로 무너지고 아버지까지 일찍 돌아가시자 가세가 더욱 기울었다. 1980년대 말 대기업 증권사의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열심히 일한 덕분에 약 10년 만에 증권사 지점장이 됐다. 그는 “직장에 다니며 경제적인 안정을 찾았지만 곧 IMF가 터지면서 집 서너 채 정도 규모의 빚더미에 앉았다”고 말했다.
 
타고난 ‘멘털 갑’인 그는 금세 훌훌 털고 일어섰다. 이후 2~3년간 투자자문사, 벤처기업컨설팅, M&A 중개 활동을 했다. 2002년엔 당시 대표로 있던 투자기업을 통해 3105억원에 쌍방울을 인수해 1년여 후 이를 대한전선에 매각했다.
 
이듬해엔 당시 삼보컴퓨터가 운영하던 나우콤을 인수했다. 누적적자만 500억원인 회사였지만 원천기술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서버를 거치지 않고 PC끼리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옮기는 기술을 토대로 2006년 라이브 방송 ‘아프리카TV’를 만들었다. 그는 “스트리밍 방식의 아프리카TV를 통해 축구, 게임 중계 같은 개인방송 시대가 열렸고 BJ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다”며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실패할 거라며 말렸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고 말했다.
 
2007년엔 중·저가폰인 알뜰폰 시장을 개척해 뛰어들었다. 당시 매출이 없던 작은 회사를 10년 만에 500억원 매출 규모의 ‘캐시카우’로 성장시켰다. 현재는 전기 계량기 검침을 유선 칩을 이용해 자동화시키는 ‘스마트그리드’ 등 네 가지 사업에 진출했다. 사물인터넷, 바이오산업 등 미래 먹거리도 차근차근 개발해 완성 단계에 있다. 앞으로도 경쟁력을 갖기 위해 적은 자본의 기술집약적인 산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사람을 중요시한다. 회사가 적자로 허덕일 때도 직원 수를 꾸준히 늘렸다. 그는 “4차산업 혁명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이 아이디어와 창의력”이라며 “모든 직원이 창의력을 발휘하고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고 말했다. 소통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과장·부장 등의 직급을 없애고 담당자 중심의 팀제로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유 대표는 사업과 인생의 목표가 같다. 누군가가 행복해지는 일을 하는 것이다. “돈을 얼마나 버느냐뿐 아니라 어떻게 버느냐도 중요하다”는 그는 “나중에는 세계적인 나눔 포털을 만들어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다양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두려움 없이 적자 기업을 떠안는 그의 ‘마인드 컨트롤’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원래 낙천적이지만 “꿈과 비전이 에너지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5년, 10년 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면 현재 어려움이 있더라도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기며 실제로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어 언제든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해관계 없이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를 만들어 서로의 소통 창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로나 사업에 관한 고민을 혼자 도맡아 하면서 배운 인생의 교훈이다. “힘들 때 만나 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친구나 멘토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그가 앞으로 펼쳐 나갈 행보를 기대해 본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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