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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전쟁 피한 G2 … 한국, 환율조작국 지정 비껴갈 듯

중앙일보 2017.04.10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100일 무역협력 계획’ 추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 들어 우려돼온 미국과 중국, G2의 전면적인 통상 충돌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게 됐다. 미·중의 충돌시 불똥을 우려했던 한국 경제로서도 한숨 돌릴수 있게 됐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100일 계획’에 대해 “양국 간 신뢰(rapport)가 점점 커지고 있는 걸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추켜세우며 “다뤄야 하는 이슈의 방대함을 고려할 때 다소 야심 찬 계획처럼 보이지만 대화 속도에서는 거대한 진전이며, 성과로 향하는 중간 기착지”라고 평가했다.
 
자료:블룸버그

자료:블룸버그

로스 장관은 또 “대중 수출을 늘림으로써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는 게 미국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며, 이를 위해 폭넓은 상품 품목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통화 공급량과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며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는 데 관심을 표명했는데, 중국 관료가 상대방 앞에서 이런 견해를 밝힌 것은 처음이어서 매우 놀랐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보다 균형 있는 무역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점을 중국 측도 인정한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100일 계획을 발전시키는 게 우리의 계획이며, 그 안에는 매우 구체적인 품목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일 계획’의 세부 내용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양측은 앞으로 치열한 샅바싸움에 돌입하게 된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근로자를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해주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고, 상호간에 공평한 시장 진입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시 주석에게 강조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지난해 양국 무역액은 5196억 달러(약 590조원)로, 양국이 수교한 1979년 25억 달러의 200배를 넘었다.
 
중국의 환율 조작 여부가 정상회담의 의제로 본격 논의됐는지에 대해선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므누신 재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에 관한 질문에 “곧 나오게 될 환율 보고서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언급했다.
 
미 재무부는 4월 14일(현지시간)께 환율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양측이 대결에서 협상 모드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만큼 미국이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확률은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현재 ‘환율 감시 대상국’에 지정돼있는 한국 역시 환율조작국으로 선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18일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러 오는 펜스 부통령의 방한 목적과도 엇박자를 낼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당국자는 “최근 우리측의 경상흑자 축소 노력 등을 포함해 트럼프 정부에게 한국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법이 규정하는 환율조작국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국가는 없기 때문에 중국이 이번 4월 보고서에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국의 무역촉진법은 ▶대미 무역흑자 200억 달러 초과 ▶경상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초과 ▶지속적인 외환시장 개입이 GDP의 2% 초과 등 세가지를 모두 충족하면 심층분석대상국, 이른바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흑자 규모에서 조건을 충족하지만 환율시장 개입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고 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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