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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중 눈치만 봐…탐색전으로 끝난 첫 만남

중앙일보 2017.04.09 14:55
북한의 추가 도발시 미국은 전술핵무기 재배치 또는 선제타격 옵션 고려
독자적 대응능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 추진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월 6일부터 7일까지 플로리다주의 마라라고에서 첫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못한 채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종결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양국은 남중국해 문제, 중국의 무역 불공정 행위, 환율조작 문제 그리고 북핵 문제 등으로 대립의 각을 세워왔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100일 계획’과 ‘포괄적 경제대화’에 합의했다는 점에서 파국은 면했다고 할 수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의회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을 포함한 대북제재 현대화 법안,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안 및 장거리미사일(ICBM) 개발 규탄 결의안 등을 채택하여 북한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미국)가 한다”고 하는 등 선제타격 옵션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사드 보복에 대한 어떤 해법이 나오기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만찬 직후 단행한 미군의 시리아 기습타격은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조함으로써 우회적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는데 그쳤다.
만찬에 앞서 티타임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내외. [AP=뉴시스]

만찬에 앞서 티타임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내외. [AP=뉴시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은 중국의 주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과도한 대북제재는 한반도 군사긴장을 고조시킬 뿐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북한의 핵 동결과 한미 군사연습의 중단’, ‘북한 비핵화와 미북 평화협정 체결’의 병행추진(竝行推進) 또는 쌍궤병행(雙軌竝行) 전략을 강조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국은 과도한 대북제재로 인한 김정은 체제의 위기는 한반도 정세를 더욱 불안정하게 하며, 북한의 반발을 가져와 중국의 대북 영향력 감소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이 6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을 시험발사 할 경우 미국 단계적으로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여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제 적용하여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고, 둘째,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할 수 있으며, 셋째, 선제타격 또는 김정은 제거작전(참수작전)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둘째와 셋째 옵션을 실제 적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첫째 옵션을 적용한다 하더라고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은행들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 엄청난 경제적 압박으로 작용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중국에게 세컨더리 보이콧이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강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첫 번째 만남은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못하고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만든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더 중요한 점은 한반도 문제를 미국과 중국이 결정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한국이 독자적 대비책을 강구해야된다.

첫째는 주한미군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나토식 전술핵무기 공유운영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비핵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공포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한반도 평화유지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 PAC-3와 사드에 더하여 SM-3 등을 도입하여 다층적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북한의 주요시설과 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킬체인을 조기 구축해야 한다. 넷째, 전단지 살포, 인터넷 및 SNS 등을 통해 외부세계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북한에 투입시킴으로써 북한의 체제전환을 포함한 북한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핵무장은 한반도와 동북아에 군비경쟁을 초래하게 되어 지역 불안정이 높아지는 반면,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결코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 계속 설득해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것도 아니고 선택지가 많은 것도 아니다. 북핵과 미사일 및 각종 재래식 도발에 철저하게 대비하면서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강대국 정치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 것이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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