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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적자 절반 줄였다지만...소셜커머스 '계획된 적자', 언제 끝날까

중앙일보 2017.04.06 18:12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정작 돈을 버는 업체는 적다. 특히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3사 쿠팡ㆍ위메프ㆍ티켓몬스터는 지난해 1000억~5000억원의 큰 손실을 입었다. 이를 가리켜 업체는 ‘계획된 적자’라고 주장한다. 아마존이 그랬듯 사업 성장기의 적자는 성공에 대한 투자라는 것이다. 회사는 정말 그들의 계획대로 가고 있을까.

위메프 6일 실적 발표, 매출 70% 성장 적자 50% 감소
쿠팡, 티몬도 다음주 중 지난해 실적 발표 예정
2015년 실적과 비슷하거나 소폭 적자 줄어들 듯
업계 "2020년 전후해서 경쟁 도태 업체 나올 것"


위메프는 6일 3사 중 처음으로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위메프는 매출 3691억원, 영업손실 636억원, 당기순손실 830억원을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전년대비 괜찮은 성적이다. 매출은 70.5% 오른 반면 손실은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다. 2015년만 해도 위메프의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5배 늘어난 1425억원에 달했다.  
 
회사 측의 분석은 이렇다. 돈이 안되는 비수익사업을 정리하고 직접 사들인 상품을 판매하는 직매입 사업을 확대한 전략이 주효했다. 실제로 위메프는 지난해 용산전자상가 PC 전문 배송 쇼핑몰 ‘어텐션’과 해외배송 서비스인 위메프박스를 중단했다. 반면 직매입 방식으로 신선식품을 당일 오후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까지 배송해주는 ‘신선생’과 신발 편집매장 ‘슈즈코치’치 등을 시작했다. 지난해 위메프 매출 중에 직매입 매출은 2043억원으로 전년(994억)의 2배로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5.4%가 직매입에서 나와 처음으로 중개 수수료 매출 비중(44.6%)을 넘어섰다.  
 
영업적자를 절반 이상 줄인 데 대해 위메프 측은 소셜커머스의 성공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자평한다. 민호기 위메프 홍보팀장은 “10~20% 손실을 줄인 것이 아니라 절반 넘게 줄인 것은 앞으로 손익관리가 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레 관심은 쿠팡과 티몬의 실적으로 향한다. 두 회사는 다음주 지난해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다. 2015년만 놓고 보면 두 회사의 실적은 한 마디로 '최대 매출, 최대 적자'로 요약된다. 외형은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많은 물건을 팔았지만, 적자폭도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 쿠팡은 매출 1조1337억원의 적자 5470억원을 기록했고, 티몬은 1958억원 매출에 1419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소폭 줄어들었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계획된 적자’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외부 투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인프라에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만든다는 개념이다. 
황훈 쿠팡 홍보팀 차장은 “쿠팡은 물류센터를 직접 건설하고 자체 인력을 통해 배송을 하는데 투자를 꾸준히 해왔고, 이게 ‘계획된 적자’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고 있고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자가 난다고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제 온라인 쇼핑에서 소셜커머스냐, 오픈마켓이냐는 구분은 더이상 무의미해졌다. 업체마다 비율은 다르지만 판매형태가 뒤섞여있다. 쿠팡은 2015년 매출 중 80% 이상을 직매입 상품으로 올렸다. 지난해 실적으로 보면 위메프는 절반 정도이고, 티몬은 10% 미만만 직매입이다. 11번가나 G마켓에서 판매되는 업체의 물건이 위메프에서도, 티몬에서도 팔린다. 여기에 대형마트 등 전통 오프라인 업체들도 온라인 마켓에 뛰어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계획된 적자가 흑자로 돌아서는 순간은 언제일까. 그런 순간이 오기는 할까. 소셜커머스사의 한 전직 임원은 “이 분야가 성장하고 있는 것도 맞고 누군가는 성공할 수 있는 것도 맞지만 모든 업체가 성공할 수는 없다”면서 “자연스레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업체들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면서 경쟁의 범위가 너무 넓어지고 ‘치킨게임’으로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머지 않은 시기에 인수합병(M&A)를 통해 소수 업체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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