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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겨울잠 깬 중소형주…투자자들 코스닥으로 방향 틀었다

중앙일보 2017.04.06 16:21
2년에 가까이 겨울잠을 잔 중소형주가 동면에서 깰 준비를 하고 있다. 
 

코스피 0.9% 조정 받는 동안 코스닥 4.1% 상승
바이오헬스 거품 걷히고 대선 다가오며 중소형주 주목
코스피 중에서도 영업이익 늘어나는 종목 투자 유망

코스닥 시장에 포진한 중소형주는 수익률에서 2015년 여름부터 대형주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간격을 좁혀가는 모양새다.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 지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4.1%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0.29포인트(0.05%) 오른 630.46에서 마감했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이틀을 빼고 모두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는 0.9% 하락했다. 지난달 21일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동안 코스닥이 치고 올라온 셈이다. 
 
이는 올해 들어 코스피 대형주 종목을 쓸어담았던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들어선 코스닥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코스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76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 투자자도 1570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선 외국인이 2240억원, 기관이 3790억원을 각각 팔아치웠다.
 
이런 현상은 펀드 시장에도 반영됐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중소형주를 편입한 상품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1.46%였다. 증시의 대표 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 인덱스 펀드 평균(0.23%)은 물론 전체 주식형 펀드 평균(0.45%) 수익률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이창민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 1년 반 동안 시장이 대형주 위주였지만 최근 1~2주 사이 바이오·헬스케어나 스몰캡(상장된 중소형 종목)을 편입한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했다"며 "인덱스나 대형주뿐 아니라 중소형주에도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소형주가 깨어나는 이유는 우선 대형주 낙수효과다. 그동안 대형주가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둘 사이 격차가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수익률 차이는 28%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전례 없는 일이다. 
 
경기 침체로 내수 관련 종목이 맥을 추지 못한데다 중소형주를 이끌어온 바이오·헬스케어 거품도 빠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가 직격탄이 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로 대형주가 오르면서 온기가 서서히 중소형주에도 퍼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시장 활황과 전자제품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으로 대형주뿐 아니라 IT(정보기술)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형주도 주목받는다.
 
또 다른 이유는 연초 글로벌 투자자를 들썩이게 만든 미국발(發) 트럼프노믹스 기대감이 희석된 것이다. 친(親)성장 정책 발표가 유보되거나 강도가 느슨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하면 경기 민감주보다는 내수주 위주의 중소형주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2분기에는 정책 실행 기대감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중소형주 상승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당장 이달 중순 미국 재무부가 환율조작국 보고서를 발표하면 올해 들어 강세를 띠었던 원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유리한 환경이다. 
 
거기다 대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16~18대 대선 직후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대통령 1년차 때 중소기업 우대 정책이 쏟아져 나온 경험 때문이다.
 
다만 한꺼번에 중소형주 비중을 늘리기보다 균형을 맞춰 담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소형주라고 해서 꼭 코스닥에만 투자할 필요는 없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에서도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기업 중 최근 실적이 좋고 업종 대비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그 중에서도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제이준(516.66%), 일동제약(174.66%), GS건설(158.59%), 한세예스24홀딩스(104.91%) 등이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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