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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문자폭탄을 '양념'이라 했다가 유감표명한 이유는

중앙일보 2017.04.04 17:58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몸을 낮췄다.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문자폭탄’이나 조롱의 의미를 담은 ‘18원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에게 사실상 사과를 했다.


문재인 후보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문자폭탄 논란에 대해 “저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를 지지하는 의원도 다소 다른 의견을 밝혔다고 심한 문자폭탄을 받아 의원들이 상처도 더러 받았다고 들었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은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유감 발언은 전날의 ‘양념’ 발언이 가져올 논란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3일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 후 바로 진행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문자폭탄’이나 ‘18원 후원금’ 을 두고 "우리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같은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4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4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오종택 기자



문 후보는 의총에서 “정권교체를 향한 절박한 열의가 지나쳐서 지지자들 가운데 넘치는 과도한 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경선 과정에 앙금이 남거나 상처가 남은 일이 있다면 제가 앞장서서 그런 부분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이야기했던 것은 후보들 간에 가치나 정책을 놓고 TV토론 등을 통해서 다소 격렬한 게 있었던 그런 부분들을 말씀 드린 것”이라고도 해명했다.
 
‘양념’발언이 나온 뒤 문 후보 캠프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두 차례의 연설 후 5분 단위로 이어지는 방송 인터뷰를 하며 정신이 없어 잘못된 표현을 한 것 같다"며 "본인도 해당 발언에 대해 좋은 표현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후보가 열 개의 인터뷰가 끝난 뒤 '내가 그런 얘길 했었냐'고 할 정도로 워낙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이었다"며 "경황이 없던 중 좋지못한 표현을 한 것"이라고 했다


캠프의 김태년 특보단장은 "사회자의 질문을 '문자폭탄 등 치열했던 경쟁때문에 결국 경선 불복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해석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문 후보가 '양념'으로 지칭한 것은 단순히 지지자들의 문자폭탄뿐만 아니라 치열했던 경선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광범위하게 포함하는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문 후보는 후보통합, 캠프통합을 이뤄 지지자 통합을 이뤄내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대표는 지지자들이 의원들에게 문자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직접 민주주의의 일환으로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과격한 표현이나 인신공격은 문제가 있다고 분명히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안희정 후보 캠프 멘토단장을 맡았던 박영선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 같다","양념이라는 단어의 가벼움이 주는 그 한마디는 어쩌면 내면의 들켜버린 속살인지도 모른다"고 반발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문재인 후보는 진짜 웃기는 분"이라며 "자기에게는 밥맛 내는 양념이었겠지만 안희정ㆍ박영선ㆍ박지원에게는 독약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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