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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의 지지층은 안철수로 이동할까?

중앙일보 2017.04.04 17:17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서 ‘아넥시트(Ahnexitㆍ‘안희정 지지층’+‘exit’의 합성어)’ 라는 말이 확산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했던 표심의 향방이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정치권, 안희정 탈락에 '아넥시트' 현상 촉각
안희정 지지율 하락하자, 안철수 지지율 상승
구글트렌드에서도 양측은'대체재' 관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0%대 중반에 이를 정도로 고공행진을 계속해왔다. 배경에는 안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역할이 주효했다고 본다. 엄태석 서원대(행정학) 교수는 “그간 민주당의 상승세는 문 후보의 경쟁력 뿐 아니라 안 지사가 중도ㆍ보수층을, 이 시장이 진보층을 끌어당겼기 때문”이라며 “이제 두 후보가 탈락한만큼 일부가 이탈하면서 민주당의 지지율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이중 이 시장보다 안 지사의 지지층을 주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가상준 단국대(정치학) 교수는 “이 시장의 지지층은 원래 야당 성향이지만 안 지사의 지지층은 비(非) 야당 성향도 적지 않다”며 “이들은 반드시 민주당 후보를 찍기보다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더 맞는 후보로 이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과연 아넥시트는 현실화할까. 온라인에서의 언급 빈도를 나타내는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아넥시트는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

 
◇ 안철수와 안희정은 ‘대체재’=대체재(代替財)는 같은 효과를 얻기 때문에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을 가리키는 경제학 용어다. 돼지고기-닭고기, 커피-홍차 등이 대표적이다. 두 제품 중 하나의 수요가 증가하면 다른 하나의 수요가 감소한다. 
  
최근 3개월 간 구글트렌드에서 안 후보와 안 지사는 ’대체제‘ 관계였다. 안 지사가 뜰 때는 안 후보가 가라앉고, 안 후보가 뜰 때는 안 지사가 가라앉는 패턴이 반복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양측 지지층의 성향이 비슷한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구글트렌드는 검색 키워드의 상대적인 추세를 지수화한 빅데이터 기반의 서비스다. 일정 기간 중 검색횟수가 가장 많았던 때를 100으로 정하고 상대적인 수치를 환산한다. 예컨대 100을 기준으로 안희정 지사와 안철수 후보의 상대적 검색량을 비교해 지수화하거나,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검색량 차이를 같은 방식으로 비교해 지수화할 수 있다.
 
안 지사의 구글트렌드 지수는 지난 2월 11일 100으로 정점을 찍었다. 당시 안 후보의 지수는 18에 불과했다. 온라인에서 안 지사에 비해 안 후보가 언급되는 횟수는 5분의 1 정도에 불과했다는 의미다. 당시는 안 지사의 지지율이 15%대를 처음 돌파하는 등 이른바 ’안희정 바람‘이 불 때였다.
 
지난 1월부터 구글데이터에서 나타난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반비례' 관계. 안 지사가 줄곧 앞서 있었으나 지난 3월 25일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서 압승을 거두며 '골든크로스'가 벌어졌다.

지난 1월부터 구글데이터에서 나타난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반비례' 관계. 안 지사가 줄곧 앞서 있었으나 지난 3월 25일 안철수 전 대표가 호남에서 압승을 거두며 '골든크로스'가 벌어졌다.

 
하지만 ’선의‘ 발언 파동과 민주당 경선에서 안 지사가 고전하는 동안 안 후보의 구글트렌드 지수는 급상승했다. 지난 3월 25일 양측의 구글트렌드 지수가 역전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 이날은 안 후보가 국민의당 호남 경선에서 64.6%의 압승을 거둔 날이었다. 이후 양측의 구글트렌드 지수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4월2일 현재 87대 21로 안 후보가 안 지사를 4배 가량 앞서 있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구글트렌드 지수는 4월2일 현재 76(문) 대 79(안)로 박빙이다.
 
◇ 여론조사에서도 ’아넥시트‘=여론조사에서도 아넥시트의 조짐이 뚜렷하다.  
지난달 3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3월 5주차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은 19%를 기록해 4주차(10%)보다 9%포인트가 상승했다. 반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17%에서 14%로 3%포인트 하락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리얼미터의 같은 기간 조사에서 안 지사의 전체 지지율은 17.1%에서 12.1%로 하락한 반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12.6%에서 18.7%로 상승했다. 이 기간에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핵심 기반인 보수층의 지지율도 27%에서 24%로 하락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 대한 보수층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지역적으로도 안 후보는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ㆍ경북에서 11.3%에서 17.6%로 올랐고, 안 지사는 20.3%에서 12.9%로 떨어졌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 추이 [리얼미터]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경선 기간 동안 문재인-안희정 후보 측 지지자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이다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문 후보가 전열을 정비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 대한 지지층 변동 추이 [한국갤럽]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에 대한 지지층 변동 추이 [한국갤럽]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지지계층 변동 추이 [한국갤럽]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지지계층 변동 추이 [한국갤럽]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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