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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이 위협? 대변인이 있기는 있나?

중앙일보 2017.04.04 16:27
 북한이 3일 또 말폭탄을 던졌다. 이번엔 외무성(한국 외교부 해당)을 통해서다.

담화 내긴 곤란하고 입장은 내고플때 내세우는 게 대변인


북한은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철저한 지휘를 받는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3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의) 제재 망동은 조선 반도 정세를 폭발 전야에로 몰아가는 대결 책동’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김정은 조선인민군 탱크병경기대회-2017 참관. 2017.4.1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조선인민군 탱크병경기대회-2017 참관. 2017.4.1 노동신문

북한의 위협 내용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는 않겠다. 이미 중앙일보를 포함한 여러 매체들이 그 내용은 상세히 전한 바 있다.  


여기에서 체크할 팩트는 다음의 질문이다.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은 누구이며, 조선중앙통신 어떤 기자와 문답(인터뷰 정도가 되겠다)을 했는가?”
 
답을 구하기 위해 우선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에 우회 접속을 해서 살펴보니(취재 목적이니 국가보안법 위반은 아니라고 통일부 관계자들에게 유권 해석을 받았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위의 내용은 노동신문 4일자에도 실렸지만(아래 사진 참조) 내용은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똑같았다. 
노동신문 4월4일자 외무성 대변인 입장 발표 부분 [노동신문 캡처]

노동신문 4월4일자 외무성 대변인 입장 발표 부분 [노동신문 캡처]

 
북한의 다른 홈페이지들도 뒤져봤다. 외무성 대변인이라는 직책은 나오지만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직접 걸고 싶지만 대한민국에선 ‘86(북한, 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역번호다)’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는 누를 수 없다. 그래서 통일부 당국자 중에서도 ‘북한통’으로 불리는 이에게 전화를 했다. 익명을 전제로 했다. 외교안보 분야의 특성상, 익명으로 처리함을 양해 부탁 드린다.  
 
외무성 대변인이 누구에요?
몰라요. 대변인이 실제로 있는지 여부조차도 불확실해요.
그럼 왜 외무성 대변인이라는 사람을 내세우는 거죠?
자기들 편의를 위한 거죠.  
무슨 편의요?
북한 입장에서 담화를 내는 건 오버스럽고, 그런데 뭔가 입장은 내야겠고, 그럴 때 자주 쓰는 수법이 ‘OOO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이라는 형식이에요.  
 
이 당국자에 따르면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과 실제로 문답, 혹은 인터뷰를 했다는 것 자체가 거짓이라는 얘기다. 다른 당국자에게도 전화를 해봤다. 그는 ”외무성 대변인은 실체가 없다. 자기네 입맛에 따라 그때그때 바뀐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덧붙인 얘기는 이렇다. “미국이나 대외관계 때는 외무성 대변인을, 군사 관련일 경우는 군 관련 직책을 내세운다.”  
 
팩트체크의 결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실체는 없다. 따라서 북한이 내세운 ‘외무성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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