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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美 항모 3척 배치=전쟁 1분 전”설, 사실일까 아닐까?

중앙일보 2017.04.04 16:22
 
 “항모(항공모함) 3척 배치. 전쟁 1분전.”
3일 오후 현재 외교안보 전문가 및 기업인들 사이에 돌고 있는 메신저 내용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은 매우, 매우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는 메시지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돌고 있는 루머다. 미국이 군사력의 꽃으로 불리우는 항모를 세 척이나 배치했다는 것은 전쟁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인데, 사실일까 아닐까. 팩트체커팀이 확인해봤다. 참일 경우 ○,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할 경우 △, 틀릴 경우 X로 표기했다.  

칼빈슨함에 레이건함에 이와쿠니에 함재기 60대...북한 김정은에게 보내는 압박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켄터키주 루이스빌에서 연설했다. [로이터=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켄터키주 루이스빌에서 연설했다. [로이터=뉴스1]

20일 오전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부산항을 출항하고 있다. 항공기 80대를 탑재한 '떠다니는 군사기지' 칼빈슨호는 한미 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이달 25일까지 한반도 전 해역에서 북한의 해상도발 위협에 대비한 연합 해상전투단 훈련에 참가한다.송봉근 기자 (2017.3.20.송봉근

20일 오전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부산항을 출항하고 있다. 항공기 80대를 탑재한 '떠다니는 군사기지' 칼빈슨호는 한미 독수리훈련의 일환으로 이달 25일까지 한반도 전 해역에서 북한의 해상도발 위협에 대비한 연합 해상전투단 훈련에 참가한다.송봉근 기자 (2017.3.20.송봉근

 우선 팩트 1. 항모 3척 배치? ☞ △
미국이 보유한 항공모함은 10척이라고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을 지낸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미국은 5대양 6대주에 모두 10척 가량의 항모를 돌린다. 2척 가량은 항상 점검을 하거나 수리 중이다. 다섯 개의 바다에 각 2대 정도의 항모를 상시배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중 5척 가량은 드넓은 태평양에서 돌린다고 한다. 하와이에 본부를 두고 있는 태평양사령부가 5척을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전력의 상당 부분은 동아시아 지역에 배치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태평양사령부가 전력을 집중할 곳은 동아시아 지역뿐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최근 들어 한반도에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팩트다. 주일미군과 괌에도 핵심 군사력을 증강했다. 미 7함대가 있는 일본 요코즈카 기자에서 임무 수행 중인 항모 로널드 레이건함에 이어, 지난 2월엔 항모 칼빈슨함을 추가 배치했다. 칼빈슨함, 어디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거다. 지난달 실시된 한미연합연습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에 참가한 그 항모다. 칼빈슨함의 주요 임무는 남중국해 경계이지만 한반도 유사시엔 곧바로 투입될 수 있다는 게 미국이 이번에 북한에 보낸 메시지인 셈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일본 야마구치현(아베 신조 총리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소재 이와쿠니 기지엔 항모 1척 분량의 함재기 F/A-18E/F가 60대 가량까지 추가로 배치됐다. 이를 두고 “한반도 인근에 항모 3척 급이 배치됐다”는 말이 나오는 셈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항모가 일단 3척이 왔다고 보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면서도 “미국이 군사력을 증강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항모 3척이라고 딱 떨어지게 말할 수는 없지만 3척 급이라고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 결론.  
 
팩트 2. 항모 3척 배치되면 전쟁 임박? ☞ X  
항모가 3척이 온다는 건 미국이 자신이 보유한 항모 10 중 약 3분의1, 즉 33%를 한반도 인근에 집중 배치시켰다는 의미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란 듯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전쟁 1분 전“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과잉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태효 교수는 ”낭설“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 근거는 이렇다. “우선 항모 3척이라고 볼 수도 없는 것이고, 한미연합연습이 있는 기간에는 추가로 배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아직 리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고, 전쟁 전에도 쓸 수 있는 카드는 많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일부 세력이 위기를 과대 포장하면서 전쟁이 곧 날 것처럼 소문을 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천 전 수석도 동의한다. 그는 “항모가 몇 척이 온다고 해서 바로 전쟁이 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렇다면 왜 항모를 3척급으로 늘렸는가. 천 전 수석의 답은 간단했다. “김정은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미국이 실제로 군사력까지 쓸 태세가 돼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북한 김정은 조선인민군 탱크병경기대회-2017 참관. 2017.4.1 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조선인민군 탱크병경기대회-2017 참관. 2017.4.1 노동신문

그래서 결론을 내린다. 항모가 3척이 배치됐다고 해서 전쟁이 1분 전으로 임박했다는 건 X. 팩트가 아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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