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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국민 뜻에 따라 제도적 제한" 가능한가?

중앙일보 2017.04.04 14:06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수감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주자들 사이에 벌써부터 특별사면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 JTBC 캡쳐]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수감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주자들 사이에 벌써부터 특별사면논란이 불거졌다. [사진 JTBC 캡쳐]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달 31일 경기 하남 신장시장을 방문한 뒤 “국민들의 요구가 있으면 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제도적 제한 가능하지만 쉽지 않아...
'국회동의' 절차 필요한 헌법 개정,
'사면위원회' 강화하려면 사면법 개정 필요

안 후보를 비판했던 문재인 후보는 2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마자 돌아서서 바로 사면이니 용서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저는 참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굳이 박 전 대통령 개인으로 말할 필요 없이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되지 않도록 제도적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사면위원회 강화도 대안인가'에 대한 질문에 문 후보는 “국회의 통제도 강구할 수 있고, 사면의 기준을 보다 명료하게 구체적 기준을 정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며 “대통령 사면권이 대통령 권한이긴 하지만 그것 역시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권한이기 때문에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되지 않도록 확실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마자 돌아서서 바로 사면이니 용서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저는 참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굳이 박 전 대통령 개인으로 말할 필요 없이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되지 않도록 제도적 제한이 필요하다” _문재인 후보  

 
문재인 후보의 발언대로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의 ‘국민의 뜻에 따른 제도적 제한’은 가능할까?    
 
1. 발언 배경
문 후보의 발언 배경에는 역대 정부의 특별사면에 따른 남용 논란이 있다. 현재 헌법 제79조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보장하고 있다. 특별사면(약칭 ‘특사’)은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절차 없이 특권으로 형을 소멸시키는 제도다.  
 
일반사면과 달리 특별사면은 법치주의의 경직성을 보완하고자 만들어진 것으로 ‘국회동의 없이’ 대통령 개인의 재량에 의해 행해져왔다. 박 전 대통령이 사면을 받는다면 특별사면 쪽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특별사면을 둘러싼 특혜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2015.08.17. [뉴시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2015.08.17.[뉴시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특별사면을 받았는가 하면, ‘사면권 엄격 제한’을 강조해온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5년 8월 500억원대의 횡령죄로 복역 중이던 최태원 SK회장을 광복절 특사로 사면했다. 지난해엔 이재현 CJ회장이 특별사면됐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헌법학과 교수는 “사면은 예외적인만큼 정당한 사유가 전제돼야 한다”며 “재벌 총수에 대한 특별사면을 할 때 ‘국민 경제 차원에서’ 혹은 '고용창출'을 이유로 내걸지만 실제 사면 이후 경제적으로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지표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대통령 특별사면권을 제한하기 위해 '소속 심사위를 대통령 소속으로 변경하자', '위원은 국회와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각 3명을 포함하자', '사면회의 회의록을 즉시 공개하자 (현재는 특별사면 후 5년이 지나야 공개)',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권력형 비리를 저지른 자는 특사에서 제외하자' 등의 주장이 제기됐지만 법 개정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이재현 CJ회장을 특별사면했다.[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이재현CJ회장을 특별사면했다.[중앙포토]

2. 대통령 특별사면의 시기는 언제 가능한가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현재 특별사면에 해당사항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를 논의하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이른 까닭이다. 사면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실형이 선고된 이후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형사 소송에서 피의자나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오는 19일 구속기간이 만료되지만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19대 대통령 선거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되는 17일 전에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재판이 진행된다. 기소도 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이 사면 대상이 되려면 최소한 1심 재판 결과가 나오고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돼야 한다.  
 
3. 특별사면권에 대한 제도적 제한 가능한가
특별사면은 형 선고를 받은 이들에 대해 법무부 장관의 상신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법무부 산하 사면심사위원회→법무부 장관→국무회의→대통령’을 거쳐 결정되지만 사실상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성사 여부가 달려 있다.
 
3-1. ‘사면위원회 강화’는 '사면법' 개정 필요
안철수 후보가 말한 '사면위원회'는 이미 설치되어 있는 상태다. 헌법 제79조 제1항에 '법률이 정하는 바…'에서 '법률'은 「사면법」이다. 사면법 제10조의 2항에서 사면위원회에 관한 절차와 구성을 규정해놓았다. 사면위원회를 만든 이유 또한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용되는 걸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사면위원회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견제하지 못했다. 사면위원회의 구성과 조직 때문이다. 현재 사면위원회는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법무부장관이 위원장을 하고 장관이 나머지 9명의 위원을 임명하는 구조다.
 
강민우 변호사는 “법무부 장관의 영향이 너무 커서 사실상 사면위원회는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종수 교수는 “사면위원회로 국민의 의견과 뜻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사면위원회를 강화’하려면 사면법을 개정해야한다.  
2015년 5월 정부서울청사에서 당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특별사면제도 개선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특별사면 제도개선을 위한 작업계획 등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주현 법무부 차관,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 두 사람 건너 국정운영실장, 추 실장, 홍윤식 국무조정실1차장. 이날 회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사면권 행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특별사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마련됐다.[중앙포토] 

2015년 5월 정부서울청사에서 당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특별사면제도 개선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특별사면 제도개선을 위한 작업계획 등을 논의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주현 법무부 차관,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 수석, 두 사람 건너 국정운영실장, 추 실장, 홍윤식 국무조정실1차장. 이날 회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날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사면권 행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특별사면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마련됐다.[중앙포토]

 
3-2. ‘국민의 뜻’ 수렴 위해 ‘국회동의 절차’ 얻는 헌법 개정 논의 필요
특별사면도 일반사면처럼 ‘국회동의 절차’를 얻는 헌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종수 교수는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처럼 특별사면의 존재 자체는 필요하지만 대통령의 자의적인 남용 가능성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특별사면도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3-3. 대통령 ‘스스로’ 사면권을 축소한다
헌법 제79조 제1항에 의하면 "대통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사면…을 명할 수 있다"라고 돼 있다. '명할 수 있다'는 '명해야 한다'는 의무와 다르다. 즉,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지 의무가 아니라 스스로 사면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민우 변호사는 “그간 특사가 일부 재벌 총수에 대한 특혜로 악용되어온 현실을 감안하면, ‘대통령의 사면권 포기’가 문제를 일으킨다기보다는 반대로 그간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볼 수도 있다”고 답했다.  
12·12 및 5·18 1심 선고공판에서 나란히 서있는 전두환(오른쪽)·노태우 전 대통령. 두 사람은 1997년 12월 22일 특별사면됐다. [중앙포토] 

12·12 및 5·18 1심 선고공판에서 나란히 서있는전두환(오른쪽)·노태우 전 대통령. 두 사람은1997년 12월 22일 특별사면됐다.[중앙포토]

 
<팩트체크 결과>  
문재인 후보가 말한 대통령 특별사면의 ‘제도적 제한’의 실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일반사면처럼 ‘국회동의절차’를 갖게 하려면 헌법개정, 이미 설치된 사면위원회가 의견수렴기구로 탈바꿈하기 위해 ‘사면법 개정’ 등의 과정이 필요해 과정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대부분 진실 75%
 


▶ 특별사면 후보자 간 발언 공방(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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